미국 군사전문가들 “먼 거리서 북한 어디든 타격…전략자산 보호 측면서 잘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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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H, 자유낙하형 핵폭탄 투하 임무 지난해 9월 종료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더 드라이브’의 군사 섹션 ‘워존’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과학자연맹(FAS)을 인용해 “미 공군 지침 91-111에 따라, B-52H는 지난해 9월부터 핵폭탄 투하 임무에서 배제됐다”고 전했다. 미 공군 지침 91-111은 미군 전략폭격기 안전에 관한 매뉴얼이라고 ‘워존’은 설명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B-52H는 자유낙하형 핵폭탄 투하 임무에서 빠졌다. B-52H가 장착하던 핵폭탄은 B61-7과 B83-1이다. B61-7은 10kt부터 340kt까지 폭발 규모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B83-1은 최대 1.2mt(메가톤, TNT 100만톤 규모 폭발력)의 위력을 가진 핵폭탄이다.
‘워존’은 “개정된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안전 지침에 따라, 앞으로 자유낙하형 핵폭탄은 B-2 스텔스 폭격기만 운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52H가 자유낙하형 핵폭탄을 운용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요격 미사일의 대량 확산 때문이다. B-52H는 대형 여객기만큼이나 레이더에 잘 포착된다. 때문에 아군이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지역에서 ‘융단폭격’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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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H, 사거리 2400km 핵탄두 순항미사일 사용하게 돼
그렇다고 미 공군이 B-52H를 핵공격 임무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미국 과학자 연맹은 설명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B-52H는 앞으로 AGM-86B 공중발사순항미사일(ACLM)을 사용해 적을 공격하게 된다. AGM-86B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2400km 이상으로, 임무에 따라 폭발 규모를 5~150kt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는 W80-1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즉 미 공군은 B-52H에게 “적의 대공미사일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 핵공격을 하는 임무”를 맡긴 것이다. B-52H는 AGM-86B를 날개 아래 12발, 기체 폭탄창에 8발 장착할 수 있다.
B-52H의 이 같은 핵공격 임무전환에 대해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B-52H의 거대한 기체는 북한의 대공사격에 취약하다”면서 “원거리에서 핵공격을 하는 임무로 전환된 것은 전략 자산 보호 측면에서 오히려 이익”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 또한 “북한의 대공방어망 사정권 바깥에서 북한 어느 곳이든 안정적으로,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전략적 측면에서 B-52H는 여전히 큰 잠재력과 역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