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한국당 대변인처럼 일방적 행동"… 새보수 의원 8명 중 7명 "사퇴하라" 격앙
  • ▲ 새보수당이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에 사퇴를 요구했다.ⓒ이종현 기자
    ▲ 새보수당이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에 사퇴를 요구했다.ⓒ이종현 기자
    호기롭게 출발한 보수대통합 논의가 몸살을 앓는다.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보수 재건 3원칙' 천명에 이어 당 대 당 협의기구 설치를 주장하더니, 급기야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새보수당 측은 "박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통합 논의에서 빠지겠다"며 혁통위를 강하게 압박했다.

    새보수당이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16일 오후다. 지상욱 새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지 대변인은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간의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에서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박형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다. 중립성을 위반한 박형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위원장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새보수당 측 의원 8명 중 7명이 박 위원장의 사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 "박형준 점령군 행세… 통합은 혼자 하나"

    이혜훈 새보수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박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이 의원은 "박형준 위원장 선임에 새보수당은 동의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박형준은 점령군처럼 일방적으로 발표를 감행했고, 그렇게 하는 혁통위에는 우리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냥 밟고 간다"면서 "3원칙 받는다고 해놓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관위원장을 선임했다. 통합은 혼자 하는 거냐. 박형준 위원장이 이러면 우리는 통합 안 한다. 황교안 혼자 잘하라 그래라"라고 말했다.

    새보수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15일 혁통위원직을 사퇴한 신용한 전 위원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 전 위원은 통화에서 "새보수당에서 요구해 대승적 통합 논의를 위해 사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그런데 바로 직후에 한국당에 당 대 당 협의기구를 제안하더니, 오늘은 혁통위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던 지상욱 의원이 느닷없이 박형준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한다.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신 전 위원은 그러나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한 산고의 과정으로 이해한다"며 통합 논의를 지속할 것임을 비쳤다.

    3대 원칙 수용→ 위원 사퇴 요구→ 당 대 당 통합→ 위원장 사퇴 요구

    앞서 새보수당은 15일 한국당에 '당 대 당 통합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보수 재건과 혁신 통합의 실질적 대화를 위해 양당 간 협의체를 구성하자"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임의기구이기 때문에 보수 재건과 혁신 통합을 향한 효율적이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위해 양당 간 대화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우선 양당 간 논의를 중심으로 그 원칙에 동의하는 세력들과 논의를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기존에 선임된 위원 3명은 같은 날 오전, 혁통위 회의에서 새보수당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진사퇴했다.

    한국당은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혁통위에 한국당 대표로 참여하는 이양수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판을 깨려고 하니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러면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유승민·지상욱 의원은 통합에 반대하시는 것 같은데, 의원들 생각이 다 달라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를 상대해야 할지 창구를 일원화해줘야 우리가 협상할 것 아니냐"며 답답해 했다.

    이 의원은 또 "'보수 재건 3원칙'을 수용하라고 해서 시민단체가 나와 혁통위 판을 깔아줬고, 우리가 수용했다. 이제 혁통위에서 논의하려니 당 대 당 협상을 하자고 한다"며 "새보수당 의원 8명을 다 따로 만나서 협상해야 할 것 같다"고 난감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