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한국당 대변인처럼 일방적 행동"… 새보수 의원 8명 중 7명 "사퇴하라"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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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출발한 보수대통합 논의가 몸살을 앓는다.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보수 재건 3원칙' 천명에 이어 당 대 당 협의기구 설치를 주장하더니, 급기야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새보수당 측은 "박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통합 논의에서 빠지겠다"며 혁통위를 강하게 압박했다.새보수당이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16일 오후다. 지상욱 새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지 대변인은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간의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에서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박형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다. 중립성을 위반한 박형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위원장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새보수당 측 의원 8명 중 7명이 박 위원장의 사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혜훈 "박형준 점령군 행세… 통합은 혼자 하나"이혜훈 새보수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박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이 의원은 "박형준 위원장 선임에 새보수당은 동의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박형준은 점령군처럼 일방적으로 발표를 감행했고, 그렇게 하는 혁통위에는 우리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냥 밟고 간다"면서 "3원칙 받는다고 해놓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관위원장을 선임했다. 통합은 혼자 하는 거냐. 박형준 위원장이 이러면 우리는 통합 안 한다. 황교안 혼자 잘하라 그래라"라고 말했다.새보수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15일 혁통위원직을 사퇴한 신용한 전 위원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 전 위원은 통화에서 "새보수당에서 요구해 대승적 통합 논의를 위해 사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그런데 바로 직후에 한국당에 당 대 당 협의기구를 제안하더니, 오늘은 혁통위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던 지상욱 의원이 느닷없이 박형준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한다.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신 전 위원은 그러나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한 산고의 과정으로 이해한다"며 통합 논의를 지속할 것임을 비쳤다.3대 원칙 수용→ 위원 사퇴 요구→ 당 대 당 통합→ 위원장 사퇴 요구앞서 새보수당은 15일 한국당에 '당 대 당 통합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보수 재건과 혁신 통합의 실질적 대화를 위해 양당 간 협의체를 구성하자"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임의기구이기 때문에 보수 재건과 혁신 통합을 향한 효율적이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위해 양당 간 대화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하 대표는 "우선 양당 간 논의를 중심으로 그 원칙에 동의하는 세력들과 논의를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기존에 선임된 위원 3명은 같은 날 오전, 혁통위 회의에서 새보수당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진사퇴했다.한국당은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혁통위에 한국당 대표로 참여하는 이양수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판을 깨려고 하니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러면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유승민·지상욱 의원은 통합에 반대하시는 것 같은데, 의원들 생각이 다 달라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를 상대해야 할지 창구를 일원화해줘야 우리가 협상할 것 아니냐"며 답답해 했다.이 의원은 또 "'보수 재건 3원칙'을 수용하라고 해서 시민단체가 나와 혁통위 판을 깔아줬고, 우리가 수용했다. 이제 혁통위에서 논의하려니 당 대 당 협상을 하자고 한다"며 "새보수당 의원 8명을 다 따로 만나서 협상해야 할 것 같다"고 난감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