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당, 수도권 중심으로 10~20여명 수혈… 한국당, 인물난 해소" 총선 돌파구 마련
  • ▲ 지난해 12월 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을 방문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7일 황 대표가 제안한 통합추진위원회 참여를 공식화하며 보수통합의 전면에 나섰다.ⓒ연합뉴스
    ▲ 지난해 12월 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을 방문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7일 황 대표가 제안한 통합추진위원회 참여를 공식화하며 보수통합의 전면에 나섰다.ⓒ연합뉴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를 향한 전진4.0'과 자유한국당이 '우파통합'을 놓고 원칙적인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젊은 신예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전진당은 수도권(서울·경기)과 PK를 중심으로 영입 인재를 대거 출마시키고, 상대적으로 '수도권 인물난' 해소에 고민하고 있는 한국당은 전진당의 인재를 수용해 총선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언주 의원의 부산 영도 출마도 아울러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파 통합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6일 뉴데일리에 "전진당은 수도권과 영남권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며 "작게는 10곳, 많게는 20곳 이상까지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관계자의 전언은 이언주 의원이 7일 "통합추진위원회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언주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총선 전에 신당을 꾸리자"고 공식 제안한 지 하루만에 '신당 참여'를 공식 선언해 이같은 관측에 힘을 더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이언주 의원 사이에 통합신당에 대한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진당은 새인재 공급, 한국당은 수용... "총선 돌파구 모색"

    이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는 우파 전체를 통합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전진당과 '작은 통합'에 만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든 작든 총선 전에 우파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말처럼, 세대교체론을 표방해 온 전진당은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젊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전진당 서울시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훈(41세·男)변호사도 그 중 하나다. 박씨는 지난해 불거진 '빙상계 미투사건'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아, 체육계 부조리를 타파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현재 마트 점원으로 일하면서 정치계 입문을 꿈꾸는 윤정리(43세·女)씨와, 지체장애인 3급판정을 받고 미국 광고전문회사 C&D의 대표 겸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심의선(49세·男) 씨도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 출생)를 대변하는 새 인물들이다. 

    전진당 관계자는 "새로 영입한 '97세대' 인물들은 모두 문재인 정권의 폭압에 맞서 투쟁의지를 불태우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들 세대는 한국당에서 정치를 시작하는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이 갖고 있는 구식 이미지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 영입 인재들에 대해 "공식적인 정치 활동을 꺼려오던 이들이 전진당의 세대교체론에 공감해 대표주자로 나서게 됐다"면서 "전진당이 정치권 세대교체의 대표정당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보수당-한국당 통합은 아직 미지수"

    이언주 전진당 창당준비위원장은 그동안 한국당 의원들과 수차례 통화를 하며 연락을 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심(黃心)을 잘 아는 한국당 의원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해 왔다는 것이다. 

    전진당 후보자의 다수는 수도권 공략을 노리고 있어, 새보수당에 비해 한국당과 부딪치는 부분이 적다는 점도 '통합'의 요인으로 꼽힌다. 전진당 관계자는 "한국당과의 통합은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만 새보수당이 통합 조건으로 내건 '보수 재건 3원칙'에 대해선 동의을 얻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보수당은 탄핵을 묻고 가자고 하지만, 진정한 통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개혁보수라는 노선 자체가 모호하다"면서 "행동하지 않는 보수를 '개혁'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의원 등 새보수당 참가자들이 그동안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적극 맞서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같은 지적처럼 새보수당과 한국당 간의 통합은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지난 5일 열린 새보수당 창당대회에 뒤늦게 화환을 보내 그 의도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7일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공감한다. 구체적으로 대화하면 해결될 문제"라며 수용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던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입장'을 하루 이틀 미룬 상태로 알려졌다.

    게다가 새보수당은 황 대표가 제안한 통합추진위원회와 별개로 보수재건위원회를 출범하고, 한국당에 "매일 보수재건 경쟁을 벌이자"고 제안해놓은 상태다. 유승민 대표는 7일 "묻지마·무조건 통합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창당한 지 며칠 됐다고, 보수통합 논의에 휩쓸리기보다 저희가 갈 길을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보수당과 통합에 반발하는 목소리는 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당이 망할 뻔 했는데 매몰차게 나간 사람들"이라는 비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당을 지켰던 '사수파' 중심으로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당을 지킨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쉽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구원에 사로잡혀 있다간 공멸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 통합이란 대의에 대해 부정하는 당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대표가 통합하겠다고 천명한 또 다른 대상인 우리공화당, 이정현 신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으로부터는 아직, 이렇다 할 동참 행보가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국민통합연대는 7일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었으나 주목할만한 움직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