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실장이 문대통령을 대신해 송철호에게 울산시장 출마 권유" 표현도 적어
  •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뉴데일리DB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뉴데일리DB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추가 단서를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는 2일 검찰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 적힌 이 메모를 임 전 실장의 개입 단서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임종석' 글자 옆에 '당에 지시' 메모… 임종석이 당에 '송철호 단독공천' 지시했나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송철호 울산시장 핵심 측근인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2017년 10월17일자에 "임 전 실장에게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교체 건을 직접 설명"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어 '임종석'이라는 글자 옆에 화살표로 연결된 곳에는 "당에 지시"라고도 적혀 있다. 이는 임 전 실장이 송 시장의 단독공천을 민주당에 지시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다른 날짜에는 "임 전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송 시장에게 울산시장 출마 권유를 했다"는 표현도 등장한다.

    송병기, 임동호 요구한 자리 목록을 임종석에 보고… 임동호 "친구라 얘기한 것"

    앞서 검찰은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지난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구체적 대가를 요구한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에는 임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공기업 사장, 과기부 차관, 일본 오사카 총영사 요구" 등 공직 리스트가 제시돼 있었다. 

    이 메모는 2017년 10월19일자로 적혀 있어, 17일자와 19일자 메모가 사실이라면 송 시장 측이 17일 임 전 최고위원의 요구를 종합해 이틀 뒤인 19일 임 전 비서실장에게 직접 설명했다는 말이 된다. 이는 청와대가 울산시장선거에서 송 시장이 단독공천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선거무효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임 전 최고위원은 당초 불출마 대가로 청와대로부터 '과분한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내가 제의한 것" "술자리에서 오간 얘기"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친구로서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며 "저를 걱정해준 친구들"로 김경수 경남지사, 임 전 비서실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거론했다.

    자유한국당은 6·13지방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20일 임 전 비서실장과 한 전 수석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곽상도 한국당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은 당시 고발장 접수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는 후보자 매수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후보를 사퇴하게 한 직권남용 혐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