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고장으로 최신 스텔스기 추락… 체면 구긴 푸틴 대통령
  • ▲ 시험비행 중인 러시아 Su-57 스텔스 전투기.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험비행 중인 러시아 Su-57 스텔스 전투기.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초음속 미사일 기술이 세계 최고라며 자랑하던 날, 극동 시베리아에서 시험 비행 중이던 최신 스텔스 전투기 Su-57이 추락했다.

    러시아투데이(RT)는 지난 24일(현지시간) “공장에서 출고된 뒤 아무르 지역(극동) 콤소몰스크 인근에서 시험비행을 하던 Su-57 스텔스 전투기가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조종사는 사고 직후 안전하게 탈출했고, Mi-8 헬기가 구조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Su-57은 출고된 뒤 하바로프스크 죰지어(Dzyomgi) 공군기지에 배치돼 일련의 시험 비행을 하던 중 111km 떨어진 곳에서 고장을 일으켜 추락했다. 제조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추락 사고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고, 지상에서도 심각한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현재 추락 현장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Su-57의 추락은 기기 오작동에 의한 것”이라는 익명의 러시아 군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타스 통신은 “전투기가 8000미터 상공을 비행하다 항공제어장치(Avionics)가 고장 난 이후 빙빙 돌며 추락하기 시작했다”는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Su-57은 러시아가 미국 F-22에 맞서기 위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다. 러시아는 1990년대부터 Mig 1.44, PAK-PA 계획을 통해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다 T-50 계획이 2010년 1월 성공했다. 그리고 9년 만에 미국에 맞설 만한 스텔스 전투기 Su-57을 개발해낸 것이다. 러시아 공군은 지난 6월 “2028년까지 Su-57 스텔스 전투기 76대를 실전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킨잘'을 장착한 채 비행하는 Mig-31k 전투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킨잘'을 장착한 채 비행하는 Mig-31k 전투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Su-57 없으면 전략적 우위 반감

    이처럼 러시아 공군이 큰 기대를 건 Su-57이 추락한 날 푸틴 대통령은 “극초음속 무기 분야는 러시아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CNN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국방회의를 주재하면서 “현 시점에서 그 어느 나라도 대륙 간 타격이 가능한 극초음속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 분야에서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쫓아오고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19년부터 신형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일 북극에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킨잘(Kinzhal)’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킨잘’에는 일반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킨잘’은 마하 10의 속도로 수천 킬로미터를 비행하며, 회피 기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공군은 Su-57이 실전 배치되면 여기에 ‘킨잘’을 장착해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추락 사고로 Su-57과 ‘킨잘’을 조합한 전략적 우위 확보는 한동안 어렵게 됐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기존의 스텔스 전투기를 능가하는 성능을 가진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이미 나섰다. 미국과 영국 방산 업체들은 이를 위해 일본 측에 공동개발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