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안 올 것' 뻔히 알고 "안철수 오면 전권 준다" 선언… "사퇴할 생각 없다는 뜻"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박성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박성원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5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복귀한다면 ‘전권’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 안 전 대표의 주가가 급등했다. 내년 총선 전 안 전 대표 복귀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사실상 손 대표의 고도의 '노림수'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손 대표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이 점점 강해지자 이른바 ‘안철수 카드’로 당내의 관심을 환기·전환하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손 대표는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에서 “안 전 대표가 복귀한다면 전권을 주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 직전에 놓인 바른미래당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안 전 대표 측은 꿈쩍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안 전 대표는 최소한 총선 전에는 정치판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게 안철수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안철수계의 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이번 총선 전에 등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파 진영이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지금 나서서 득이 될 게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는) 대선을 바라보기 때문에, 내년 총선 후 우파 진영이 재편되고 나면 그때서야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안철수계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안 전 대표가 여러 일들로 상처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 안 전 대표가 정치에 뛰어든 후 잃은 게 너무 많다”며 “정치야 한치 앞을 모르는 거지만, (안 전 대표 쪽으로) 확실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이상 쉽게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른미래, 유승민계 이어 안철수계까지 나가면 회생 불가 우려 

    안철수계는 '손 대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알 것'이라고 짚었다. 안 전 대표가 당장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 자신의 사퇴설을 무마하기 위해 ‘안철수 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승민계는 오는 1월5일 ‘새로운 보수당’을 창당하며 바른미래당 탈당을 기정사실화한 상황. 이런 분위기에서 바른미래당에 남기로 한 당권파 중 일부 안철수계 의원들은 당 재정비와 이를 위한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사퇴의 전제로 내걸었다는 것은 총선까지 사퇴할 생각이 없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본다”면서 “유승민계에 더해 안철수계까지 이탈하면 당의 존속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들의 추가 이탈을 막으려는 조치이자, 사퇴 의지가 없다는 것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