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거짓말, 근로기준법 위반해 23일 만에 장관 하차… 이번엔 정책기획위원장 임명
  • ▲ 조대엽 신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 조대엽 신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2017년 현 정부 첫 조각 때 고용노동부장관으로 내정됐다 ‘낙마’한 조대엽(59)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차관급)에 임명해 논란이다. 조 신임 위원장은 당시 음주운전 허위 해명 의혹 등으로 지명 23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청와대가 이러한 인물을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는 대통령 자문기구의 장으로 재발탁하자 ‘눈속임’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조 위원장에 대한 지나친 ‘보은(報恩)성’ 인사라는 비판도 있다. 

    조 신임 위원장은 고용노동부장관으로 지명된 2017년 6월11일 음주운전 사실을 스스로 시인했다. 그런데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검증 과정에서 음주운전과 관련해 허위 해명을 해 지탄받았다. 조 신임 위원장은 “고려대 교수 감금사건으로 출교조치당한 학생들과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했지만, 이들 학생이 “조 후보자와 술을 마신 적 없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조 신임 위원장이 고려대 교수 재직 시절 사외이사로 경영에 관여했던 ‘한국여론방송’이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을 여러 차례 위반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비판이 확산했다. 

    조 신임 위원장은 당시 “사외이사 등재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사외이사 등기, 증자, 특허 출원 등 전반적인 회사 업무 과정에 조 후보자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이 여러 차례 제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야당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람에게 고용노동부장관을 맡길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당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며 임명을 강행하려 했지만, 조 위원장이 자진사퇴하며 논란이 일단락됐다. 

    한국당 “국민 우습게 보는 오기 인사”... 바른미래 “치가 떨린다”

    이러한 인물을 ‘재발탁’한 데 대해 야당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 측근이기만 하면 하자가 있어도 재입고가 가능한 문재인 정권의 넓은 취업문이 기가 막히다”면서 “청문회를 통해 국민의 심판이 내려졌는데도 이런 오기 인사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보면 이러는가”라고 반문했다.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대선 캠프에서 특보를 맡았던 인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을 강행했다. 입법부의 수장 국회의장 출신을 국무총리로 지명하는 위헌적 인사도 서슴지 않았다. 하다하다 이제는 장관후보자였으나 자질 미달로 낙마한 사람을 차관급으로 꼼수 기용하기까지 했다”며 “국민들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조 신임 위원장 임명 관련 논평을 내고 “지독한 내사람 챙기기에 치가 떨린다”며 “인사무능 불치병으로 국정마저 회복 불가능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명분도 공감도 없는 천박한 인사는 끝날 때가 한참 지났다”고 일갈했다.   

    조 신임 위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지지 조직인 ‘담쟁이포럼’에서 활동했다. 2017년 대선 전에는 문재인 캠프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부소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