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 만났다" 靑 해명과 달라"… 난처해진 靑 "우린 수사기관 아냐" 발 빼
  •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을 받는 청와대가 오락가락하는 해명으로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른바 '김기현 첩보문건'이 경찰청에 하달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 청와대는 4일 브리핑에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난 '다른 공직자'에게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자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취재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언론 취재를 통해 제보자가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최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으로 드러났다. 송 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송 시장 선거캠프에서 일했다. 또 송 부시장의 제보를 접수한 사람은 당시 청와대 민정비사관실에 근무했던 문모 사무관으로 밝혀졌다. 송 부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보 경위에 대해 "2016년 12월쯤 사업하는 친구를 통해 문 행정관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캠핑장에서 우연히 알게 됐다"는 청와대 해명과 엇갈리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문 사무관이 제보를 입수한 경위에 대해 "2017년 10월쯤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문 행정관)이 제보자로부터 스마트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 전 시장 및 그 측근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의 브리핑을 종합하면, 캠핑장에서 문 사무관을 우연히 만난 제보자가 먼저 김 전 시장 및 측근들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청와대서 먼저 울산 관련 동향정보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송 부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2017년 9~10월쯤 (문 행정관이) '울산지역 특이동향이 있느냐'고 물어봤고, 김 전 시장 관련 내용을 문자로 보내줬다. 그 뒤에도 2~3차례 문자를 보내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또 "부시장이 된 뒤에도 주52시간제도가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현대중공업사태 등 3~4건을 물어봐서 직원들에게 (문건을) 작성시켜 관련 내용을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이는 청와대 설명과 달리 문 사무관이 송 부시장에게 울산 관련 동향정보를 먼저 요구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고 대변인의 전날 발표와 송 부시장의 입장이 다르다'는 지적에 "어떤 것이 사실인지는 저희가 더이상 밝혀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를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저희가 파악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 파악된 바를 여러분께 말씀드린 것이다. 누구의 말이 참말인지는 수사기관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하에서 자행된 선거부정 의혹을 지켜보며, 청와대가 언급한 '캠핑장'이 알고 보니 선거 '캠프'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하고 있다"며 "더이상 '모른다'는 앞뒤 다른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신속한 국정조사와 부정선거 수혜자 공직 전원 사퇴 및 재선거가 답"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