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송영길 안민석 김태년 우상호 윤호중 조정식 최재성 등 해당자 '신경전'
  •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6세대가 정치적 세대로 보면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뒀다"며 "그러면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촛불과 탄핵이 '86세대가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 우리가 할 만큼 했다. 이 정도 일을 했으니 우리는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물러나도 된다'는 기점"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86 퇴진론'이 나오게 만든 주인공이다. 지난달 15일 이 의원이 "의원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뒤를 이어 같은 당 표창원 의원과 이용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2030세대에게 정치권이 길 터줘야"

    이 의원은 20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기득권화된 86세대가 사회·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 2030세대 청년층에 답을 주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30세대가 그 문제를 직접 풀 수 있도록 정치권이 길을 터줘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86세대가 새로운 세대가 들어올 수 있는 산파 역할을 해준다면 그 윗세대 중에서도 자발적으로 물러나실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중진 의원들의 용퇴까지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이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데 대해서는 "청산 대상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건 꼰대스러운 건데, 진보가 꼰대스러우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불쾌하다고 달려들면 자기들만 손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이제 갓 국회에 들어온 초선이나 재선을 저는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용퇴 대상을 3선 이상 중진으로 명확히 했다. 이 의원은 "무조건 주홍글씨를 붙여 나가라는 게 아니다. 86그룹 스스로 각자 진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86그룹은 이인영 원내대표를 포함해 송영길·안민석·김태년·우상호·윤호중·조정식·최재성 의원 등으로, 향후 불출마 그룹과 86그룹의 신경전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