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강요’ 영상 제보 A군, 지난달 말부터 등교 않고 전학 고려… 변호인 “학교 알고도 방치”
  • ▲ 인헌고등학교의 '반일구호' 강요 영상을 최초 제보한 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해 전학을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생 외에도 학생수호연합 소속 다른 학생들도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데일리 DB
    ▲ 인헌고등학교의 '반일구호' 강요 영상을 최초 제보한 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해 전학을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생 외에도 학생수호연합 소속 다른 학생들도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데일리 DB
    인헌고등학교의 일부 ‘정치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반일(反日) 구호’를 강요한 영상을 언론에 최초로 제보한 학생이 집단따돌림을 당해 전학을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영상 제보 학생 외에 기자회견을 통해 인헌고 ‘정치교사’ 행태를 폭로한 ‘학생수호연합(이하 학수연)’ 소속 다른 학생들도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학수연 등에 따르면, 인헌고 1학년 A(16)군은 11일 학교에 ‘학업중단숙려제’를 신청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 부적응을 겪거나 학업 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에게 2~3주 숙려할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반일 구호' 영상 최초 제보 학생, 11일 학업중단숙려제 신청

    A군이 학업중단숙려제를 신청한 이유는 교내 ‘좌편향’ 교사들의 견해를 따르는 일부 학생의 집단따돌림으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지난달 말부터 등교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고, 전학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군이 ‘왕따’당한 배경에 일부 ‘정치교사’의 선동과 학교 측의 암묵적 동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는 점이다.

    A군은 지난달 17일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인헌고 달리기 걷기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서 일부 교사들이 반일 구호를 외치도록 강요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A군은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 3학년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3학년 학생 일부는 학수연을 결성해 같은달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편향적’ 교육행태를 보인 ‘정치교사’들을 고발했다.

    이후 A군과 학수연 측 학생들은 온라인과 교내에서 악성 댓글 공세에 시달리는 등 괴롭힘을 당했고, 이런 내용이 또 다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실제로 일부 학생은 A군 책상에 ‘너 때문에 인헌고가 욕먹는다’ ‘네가 일을 키웠다’ ‘친구 팔기’ ‘학교 망하게 하기’ 등의 글을 적어 놨다.

    이 같은 ‘조직적 왕따’ 과정에서 ‘좌편향’ 정치교사들이 학생들을 선동한 정황도 드러났다. 하지만 학교 측은 ‘기명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 외에는 피해학생들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학교 측이 정치교사들의 선동과 학생들의 피해를 방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헌고의 한 학생은 "정치교사들이 주도해 학수연 학생들을 나쁜 세력으로 몰아갔다"며 "자신들의 입장에 호의적 태도를 보인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정치교사를 고발한 학생들을 향한 집단따돌림을 (학교 측은) 방관했다"고 말했다.

    "정치교사들이 주도해 학수연 따돌림 방관"… 전국 16개 중·고교 참여 '전국학수연' 결성

    학수연 측 변호인을 맡은 장달영 자유법치센터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A군이 전학한 건 아니고, 집단따돌림이 있어서 심리적 문제로 등교하지 않고 전학을 고려하는 상태”라며 “A군이 극도로 예민해져 인헌고 사태와 관련해 더이상 연루되지 않기를 바라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학교를 옹호하는 학생 일부가 집단따돌림, 즉 왕따시킨 것”이라며 “A군 외에도 김화랑·최인호 등 학수연 소속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왕따가 벌어지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어 “학수연 측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신고하라'고 했는데, 여러 사정에 의해 안 된 것 같다”며 “학교 측이 이런 상황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텐데 방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학수연은 12일 학교 측에 “불의에 대해 제보했다는 자체만으로 학생이 교내에서 어떻게 집단괴롭힘을 당하고 정신적 폭력이 따라올 수 있는지 그 무서움이 똑똑히 드러났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인헌고 학생들이 반일 사상 주입에 반대하며 만든 '학수연'은 지난 10일 비슷한 피해를 본 전국 16개 중·고교 학생들과 연대했다. 이들이 결성한 '전국학생수호연합'은 정신적·사상적 독립을 지키기 위한 ‘진정한 학생독립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목표로 현재 30~40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