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B-52H 폭격기, 25일 대한해협 지나 동해 북방 훈련 뒤 남지나해까지 비행
  • ▲ 출격 준비 중인 미공군의 B-52H 전략 폭격기 편대. ⓒ美국방부 제공.
    ▲ 출격 준비 중인 미공군의 B-52H 전략 폭격기 편대. ⓒ美국방부 제공.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 지난 25일 동해상에서 훈련을 벌인 것은 “최근 일어난 러시아의 한일 방공식별구역 침범과 북한의 ‘연말 위협’에 동시 대응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52H 전략 폭격기 2대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출격한 KC-135 공중 급유기 편대와 함께 훈련을 실시했다. 이들은 대한해협을 경유해 동해 북방까지 비행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B-52H의 비행경로는 주로 일본방공식별구역에 치우쳐 있었다.

    B-52H 전략 폭격기가 올 들어 동해 상공에서 훈련을 한 것은 서너 차례 되지만 모두 일본 동쪽 북태평양을 거쳐서 북상한 것이었다. 때문에 이번과 같이 대한해협을 거쳐 한국과 일본 방공식별구역 중첩 지역에서 훈련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 22일 러시아 측이 저지른 한일 방공식별구역 침범에 대응한 행동”이라고 풀이했다.

    신인균 “러시아·중국의 영역침범하자 미국 대응”

    신인균 대표는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이후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의 추가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 “B-52H의 이번 훈련은 이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 대표는 이어 “비유를 하자면,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짐승이 한반도 주변에서 계속 ‘영역표시’를 하니까 맹수인 미국이 가만있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B-52H 훈련은 동시에 북한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최근 김계관 외무성 고문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앞세워 미국을 향해 “올 연말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위협하자 미국 측이 “웃기지 말고 가만있으라. 우리 테이블에는 모든 선택지가 다 올라와 있고, 준비돼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풀이였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B-52H 전략 폭격기와 KC-135R 공중급유기의 동해 비행은 민간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팟’을 통해 알려졌다. 신문은 “(B-52 편대가) 남중국해에서도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생산된 지 50년이 지난 B-52H 전략 폭격기는 B-1B 랜서나 B-2 스피릿보다는 구형이고 속도도 느리지만 31톤에 달하는 대량의 재래식 폭탄은 물론 핵폭탄도 최대 18발을 장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핵탄두 장착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을 대량으로 탑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