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KBS 시청자선정委, 전원이 민노총 계열…공정한가"

KBS 시청자선정위원회 위원 전원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KBS 2노조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료를 공개하며 양승동 KBS 사장의 편향성을 비판했다.

시청자선정위원회는 방통위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시청자위원을 선정하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과 시청자 대표성을 담보하기 위해 구성된 위원회다.

박 의원은 이날 정필모 KBS 부사장을 비롯해 황용호 방송본부장, 김덕재 제작본부장 등을 포함한 9인의 시청자선정위원회 명단을 공개했다. 자료에 기재된 출신 노조 난에는 9인 모두 '2노조'라고 표기돼 있다. KBS에는 보수적 성향의 1노조(KBS노동조합)·공영노조와 진보적 성향의 2노조(언론노조 KBS본부)가 존재한다. 

편향적 위원회 구성에 대해 박 의원은 "시청자선정위원회 명단을 전부 입수해 일일이 확인했더니 위원들 모두 민노총 산하 노조 출신"이라며 "KBS에 1노조와 공영노조는 없나. 이런 사람들이 공평하게 위원 선정을 하겠느냐"고 힐난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박 의원은 "다 전화해서 개별적으로 확인했다. 특정 정파, 특정 인사들이 (KBS를) 점령했다"고 맞받아쳤다.

박 의원은 이어 김석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방통위가 이런 것을 감시하지 않고 탁상행정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나?"고 추궁했다. 김 부위원장은 "KBS 시청자선정위원회가 취지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KBS에 대한) 심의 결과가 편향적으로 나온다면 지적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에서 제기한 KBS 검찰 내통 의혹을 조사할 예정인 조사위원회 구성도 논란이 됐다. 양승동 사장은 'KBS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혹을 조사하도록 했다. 

박 의원은 "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을 시청자선정위원회가 담당한다"며 "유시민 말 한마디에 굴복한 조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비굴하다고 보지 않나?"고 지적했다. 양 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짧게 대답했다. 

박 의원이 재차 "지금 시청자위원회가 중립적 가치에서 조사가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묻자 양 사장은 "법과 규정에 따라 최대한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양 사장의 능력과 도덕성도 문제 삼았다. 그는 "옛말에 '남우충수(濫竽充數)'라는 말이 있는데 (KBS) 내외부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남우충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 재주가 있는 것처럼 속이는 경우'를 빗대는 말이다. 이에 양 사장은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에둘렀다.

박 의원은 "조직 최고책임자는 도덕성과 능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며 양 사장이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를 추모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녔지만 실상은 세월호 사고 당일 부산 소재 노래방에서 회식을 했다. 이중적인 것 아닌가"라며 질타했지만 양 사장은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