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검찰개혁 명분으로 좌파독재 하려 해"… 집회 규모에 대해선 "판타지 소설급 뻥튀기"
  • ▲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의원 천막옆에서 열린 가운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의원 천막옆에서 열린 가운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종현 기자
    지난 주말(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지지 집회'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30일 "사법계엄령" "홍위병(紅衛兵) 정치"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가 200만 명"이라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는 "대전 인구 150만 명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이냐. 참여 인원을 몇십 배 불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친문세력이 주도한 검찰청 앞 집회가 열렸다"며 "조국과 이 정권이 저지른 불의와 불공정에는 눈을 감고, 도리어 이것을 수사하는 검찰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과 이 정권이 나서서 국가적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 정권은 '검찰개혁'이라고 하는 그럴 듯한 명분으로 사실상 대한민국을 비정상적 좌파독재국가로 만들고 있다"며 "검찰개혁의 핵심은 결국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세력들의 요구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조국에 대한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방해하고 겁박하는 문재인이 개혁과 심판 대상"

    그러면서 "결국 검찰에서 정권의 충견이 되기를 바라고, 그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검찰개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친문세력들은 검찰의 쿠데타라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지금 이 정권이 사법계엄령을 내린 것 아닌가. 정상적인 수사를 방해하고 겁박하는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개혁과 심판의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조국을 공정하게 수사해서 구속하고 법정에 세우는 것이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 민주당은 반개혁적 검찰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이학재 한국당 의원이 단식투쟁 중인 국회 본관 계단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힐난했다. 

    황 대표는 "오늘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한다. 누구에게 화를 낸 것인가. 지금 이 정권에 분노하고 화를 내야 될 사람은 바로 국민들"이라며 "국민들이 화나서 끌어내려야 할 상황이 되었는데, 이제 대통령이 화를 내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라고 따져물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조국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 말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검찰을 향해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검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나경원 "조국 사퇴 뭉개기 수법 교활해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조국 사퇴 뭉개기 수법이 시간이 갈수록 더 교활해지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침내 이들은 체제 전복을 꿈꾸는 '반(反)대한민국세력'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 여권에 조국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부인하다가 "부인, 물타기, 감성팔이에 이어서 이제는 홍위병 정치로 나섰다"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지지 집회에 대해선 "200만이 모였다고 한다. 이것 여당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대전 인구 150만 명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이라며 "옆에 대규모 축제(서초구 서리풀페스티벌) 인원까지 훔쳐서 부풀렸다. 한마디로 판타지 소설급으로 뻥튀기하고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적폐청산의 적임자로 내세운 윤석열 총장의 검찰이 이 정권의 적폐를 들추려 하자 마치 소금 맞은 미꾸라지마냥 발악하고 있다"며 "결국 이것은 범죄와 비리가 있다면 누구든지 명명백백하게 수사하고 처벌해야 하는 대한민국 사법제도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사법체제 전복행위'이며 문재인 대통령 홍위병을 앞세운 '체제 쿠데타'"라고 질타했다. 

    부풀려진 집회 참가자가 '국민이 뜻'이라는 민주당

    반면, 민주당은 이날 하루 종일 주말 조국 지지 집회 띄우기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지난 주말에는 서초동 검찰청 앞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검찰개혁을 외쳤다"며 "검찰개혁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사명임을 선언했다"고 치켜세웠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을 언급하며 "검찰은 지금이야말로 스스로의 개혁에 동참할 마지막 기회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어떤 난관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을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국 지지 집회 참가자가 200만 명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수치라는 게 드러났음에도 이 대표는 이를 '국민의 뜻'으로 포장해 검찰을 압박한 것이다. 

    이날 민주당은 "검찰의 과잉수사 등 수사적폐를 개혁하겠다"며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16일째 단식 중인 이학재 의원 병원행

    한편,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16일째 단식 중이던 이학재 의원은 이날 오후 당 지도부의 요구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