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메아리 "민주개혁진영 핵심 인물 지켜야"… 文 다음날 "권력기관 개혁" 조국 임명
  • ▲ 지난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국 법무부장관. ⓒ뉴시스
    ▲ 지난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국 법무부장관.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강행하기 하루 전인 8일, 북한의 선전매체 '메아리'가 조 장관 임명을 촉구하는 논평을 내놓았던 것으로 확인돼 주목받는다. 메아리는 논평에서 "부정부패의 진실성이 아니라, 민주개혁진영의 핵심 인물을 지켜내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라며 조국 후보자를 옹호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던 조국 장관에게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면서 조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메아리는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매체로, 통일전선부는 남북교류와 대남공작을 담당하는 조선노동당 산하 기구다.

    메아리는 '대혼돈의 미로, 조국 정국의 출구'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요한 것은) 본인(조국)이 한때 몸담았던 사노맹의 이적성 여부도 아니며 딸의 논문 대필 의혹이나 장학금 특혜 의혹의 진실성 여부도 아니다. 가족 사모펀드 투자 재산증식 따위는 더욱 아니다"라며 "부정부패의 진실성 여부가 아니라 사법개혁의 전도(미래)에 관한 문제이며, 민주개혁진영의 핵심 인물들을 지켜내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文 "명백한 위법행위 확인되지 않아"... 조국 임명

    메아리의 논평이 나간 이튿날인 9일, 문 대통령은 조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명장을 주며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며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아리는 조 후보자를 '유력한 대권 후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논평은 "조국은 민주개혁진영의 전도유망한 인물이기도 하다"며 "(조국은) 권위 있는 법률가이고 진보진영의 쟁쟁한 이론가이며 현 당국의 출범 이후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적폐청산을 주도해온 것으로 하여 민심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조국을 진보민주진영의 유명한 대선주자로 보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러한 유력 인물이 법무장관이 돼 그 누구도 손대지 못했던 사법개혁까지 이뤄낸다면 그의 인기가 치솟고 그만큼 보수진영의 재집권 전략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지리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치켜세웠다. 

    이애란 박사 "북한, 종북진영 지키려고 조국 지지"

    이 같은 사실은 탈북자 출신인 이애란 박사가 유튜브 방송 '이봉규tv'에 출연해 처음 알렸다. 이 박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8일 메아리에서 보도가 나온 것을 읽어보고 (조 장관이) 임명되겠다고 확신했다"며 "다음날 문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하고 발언한 내용과 너무도 일치해 다시 한번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북한이 조국을 띄우고 지지하는 것의 본질은 종북진영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이에 동조해 조국을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가재는 게편, 초록은 동색이다. 북한은 종북을 누구보다 잘 알아보는데, 북한이 말하는 민주개혁진영이 어디이고 누구겠느냐"며 "메아리는 북한 김정은이 시킨 대로 한 것일 뿐이다. 국제사회는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비판하는데, 같은 경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이제 내리막길로 가는 시작에 조국이 불씨를 당겼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