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직전 동양대 연구실 2차례 출입… 野 "증거인멸 시도, 구속 수사하라"
  • 조국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압수수색 전 자신의 연구실에서 서류를 대량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교수는 위장까지 하고 두 차례에 걸쳐 연구실을 들락거렸다. 정 교수의 계속되는 증거인멸 및 위증교사 시도 의혹에 야권에서는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 교수는 9월1일 8시50분쯤 처음 동양대 ‘고운재관 우측 1문’ 방범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운재관은 교양학부 교수들의 연구실이 있는 건물이다. 정 교수의 연구실은 이 건물 1층 114호다. 

    정 교수는 빨간테 안경에 흰색 블라우스, 반바지, 검정 운동화 차림으로 건물 안쪽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건물로 들어오는 장면은 남아 있지 않았다. 정 교수는 연구실 통로에서 출입문 쪽으로 다가와 양쪽 현관문을 활짝 열어둔 채 고정한 뒤 다시 연구실 방향으로 들어갔다. 1분 뒤 정 교수는 책·문서·파일첩 등 각종 서류를 가득 안고 건물 밖으로 나섰다. 

    10분 뒤 정 교수는 다시 건물로 들어섰다. 얼굴을 덮는 검은색 벙거지를 쓰고 등에는 회색 백팩을 멘 채 위장한 모습이었다. 검은색 재킷도 걸쳤다. 정 교수는 2분 뒤 다시 건물을 빠져나갔다. 조선일보가 확인한 이 장면 외 당일 0~10시 영상 파일은 곳곳이 지워진 상태였다고 한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정 교수가 자신의 자산 관리 담당자인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 씨를 시켜 연구실 PC를 반출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종합해 보면 정 교수는 이날만 최소 3차례에 걸쳐 자료를 반출한 것이다. 

    연구실서 빼낸 자료, 부산 시댁에 숨겼나?

    일각에서는 정 교수가 반출한 자료를 정 교수 시댁이 있는 부산에 숨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김모 직원이 정 교수 PC를 차 트렁크에 실은 채 서울로 올라갔고, 정 교수는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에서 부산으로 내려갔다”고 진술했다. 이 자리에서 조 후보자는 정 교수의 PC 외 다른 자료 반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정 교수는 서류 반출에 대해 “개강 준비를 하면서 지난 학기 수업자료를 정리하려다가(정리하려고 들고 나왔다가) 학생 개인정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연구실에 갖다 놓은 것”이라며 “해당 문서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野 “검찰 우롱하는 짓”… 코링크PE 대표 등 2명 구속영장 청구

    정 교수의 계속되는 증거인멸 시도 정황에 대해 야권에서는 “즉각 구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정 교수가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에도 최성해 동양대 총장 등에 대해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앞에서는 당당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증거인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청문회 때도 아무런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조국 사퇴’가 문제가 아니라 ‘구속 수사’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의 또 다른 관계자도 “전방위적 증거인멸 시도가 드러나며 검찰이 전격 기소까지 했는데, 또 다른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무조건 임명된다’는 생각 아래 검찰을 우롱하는 행위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9일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이모 씨와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대표 최모 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걸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