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기자들에게만 3시간 전 깜짝통보… 자료 요구권 없는 기자들 상대로 '헛 검증'
  •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자처한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단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자처한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단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인사청문회 무산 후 기자들과 생중계 간담회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준비된 자료를 읽을 때가 아니면 즉답을 피해가는 모습이었다. 민감한 질문에는 “검찰 수사에 맡기겠다” “몰랐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불명확한 해명으로 의혹만 키운 셈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대국민 사기 콘서트”라며 “일방적으로 해명 기회를 갖고, 임명을 강행하려는 전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회견 시간·장소 3시간 전 갑자기 통보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30분 국회 본관에서 유례 없는 ‘나 홀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만 취재가 가능했다. ‘조국 정국’과 관련해 야권의 견해를 상대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출입기자들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말도 회견장 안팎에서 돌았다. 기자회견 시간과 장소도 3시간여 전에 갑작스럽게 통보됐다. 결과적으로 조 후보자는 자료 제출 요구권이 없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대체함으로써 국회의 ‘송곳 검증’을 피해간 셈이다.  

    "블라인드 펀드라 모른다,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

    한 기자가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답변만 하고 계시는데, 처남의 투자 경위나 부인께서 돈을 빌려준 경위에 대해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아내도 블루코어‧코링크라는 말 자체를 이번 검증에서 알게 됐다. 펀드가 저의 가족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다른 구성원이 누군지에 대해 알 수 없는 구조인 블라인드 펀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차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혜택 받은 것 인정한다"... '책임'에 대해선 얘기 안 해

    앞서 조 후보자는 “블루코어‧코링크라는 말 자체도 몰랐다”면서 ‘투자회사의 정체도 모른 채 거액의 투자를 어떻게 했느냐’는 의혹을 의식한 듯 스스로 “물론 액수가 크다. 서민의 입장에서 액수 자체가 크다. 한두 푼이 아니다. 그 점에서 저희가 혜택 받은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투자 혜택을 인정했을 뿐, 이에 대한 책임은 에둘러간 셈이다. 

    특히 조 후보자는 ‘국민들의 분노는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부정한 의혹에 연루됐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법무부장관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회 부익부 문제에 불철저했다. 선봉에 서서 개혁하려고 나서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제 하고 싶은 일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그렇지 않은 쪽에 대해 살펴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조 후보자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삼권분립을 무색하게 한 상상할 수 없는 초법성 발상”이라며 “가증스러운 정치공작”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당은 “동정여론을 만들어 내려는 대국민 사기 쇼의 결정판”이라며 “‘모른다, 알 수 없었다, 그런 적 없다, 제도 탓이다’라는 변명과 회피로 일관하며 사퇴를 거부한 것은 또 다른 위선적 행태이자 국민 기망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대국민 사기 쇼의 결정판"

    그러면서 한국당은 “조 후보자는 겉으로는 송구하다고 하면서 국민 분노를 마치 정치공세이자 거짓말처럼 대응하는 오만함을 보여줬다”며 “개혁과 정권 뒤에 숨은 조 후보자의 모습은 반성 없이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법무부장관은 내 자리란 말이오’의 기자간담회는 필요없다. 적폐의 위선을 듣고 싶은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여야가 하루속히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