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산케이 '트럼프-아베 대화 내용' 보도… "트럼프, 한미훈련은 완전한 돈낭비라고 생각"
  • ▲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포즈를 취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포즈를 취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이하 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한국은 김정은에게 무시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아베 총리와 이견을 보였지만, 양측은 미일 무역협상 체결에는 합의했다.

    트럼프 “한국, 김정은에게 무시당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6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아베 총리와 외교안보 문제를 논의하면서 ‘한국의 태도는 너무하다. 그들은 김정은에게 무시당하고 있다. 현명하지 못한 태도’(韓国の態度はひどい。賢くない。彼らは金正恩(キム・ジョンウン)になめられている)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トランプ氏は「金氏は文氏を信用できないと言っている」とも述べた)”고 아베 총리에게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문재인 대통령은 친구”라고 표현한 것과 정반대 뉘앙스다. 신문은 “이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란 정세를 논의한 직후 갑자기 나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 직전 “한미 연합훈련은 돈 낭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미사일을 쏜 것은) 한미 연합훈련 때문에 화가 나서 그런 것”이라며 “나 역시 그것(한미 연합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그것을 완전한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미 연합훈련은 수정된 상태로 진행됐다”고 말한 뒤, 옆에 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맞느냐”고 물었다. 볼턴 보좌관은 “매우 많이 수정됐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달갑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김정은이 나와의 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과) 개인적으로 그것(단거리미사일)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그가 시험한 것은 평범한 미사일로, 많은 나라에서 그런 시험을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아베 '北 미사일'에는 이견, 무역협정에는 합의

    이에 아베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일본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정색하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은 이를 두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트럼프와 아베가 의견차이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미일 무역협정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일본이 미국산 옥수수를 구매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미일 무역협정 체결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 또한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과 합의했으며,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서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다만 관료들이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무시했다"는 산케이신문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