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DJ 10주기 추도사…문 대통령도 "DJ, 한일 관계 새 이정표" 추모글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를 맞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추도사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의 길을 따라 걷겠다"며 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반면, 황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보복을 하지 않으셨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위대한 민주투사이자 정치가"라고 평가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반듯한 족적이 있기에 저와 민주당은 항상 그 뒤를 따라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고인께서 걸으셨던 민주주의와 인권, 평와와 통합, 혁신과 번영의 길이 이 나라가 걸어야 할 길"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저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적 스승"이라면서 "지금도 80년 군사반란군의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도 침착하게 최후진술을 하시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에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더욱 그리움이 쌓이고 시대가 흘러갈수록 존경이 더해가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런 분을 일컬어 백세지사(百世之師)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국 현대사에 이 단어에 적합한 한분을 고르라면 아무런 주저 없이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말하겠다"고 회고했다.

    황 대표는 추도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재임 시절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과 찍은 사진이 기억난다. 정치보복은 없었다"며 "그 장면은 우리 국민이 갈망하는 통합과 화합의 역사적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간접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1998년 10월 일본을 방문해 21세기 한일 공동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면서 "한일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자는 선언, 즉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의 위대한 발자취를 따라 자유와 번영, 평화와 행복의 넘치는 나라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님의 큰 뜻에 따르는 그 길에 우리가 모두 하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그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반대세력의 요구에 따라 줄 것을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진정한 협치의 달인이셨다"면서 "의회주의와 정당정치의 달인인 김대중 대통령이 오늘 절실하게 그리워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이 강조한 굳건한 한미동맹이 국제관계의 기본이 돼야하며 화해와 미래지향적인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한일관계의 근본이 돼야한다"고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이 제안했던 승자독식 선거제도 개혁을 온 몸을 던져 완수하겠다"며 "국민을 섬기며 정의의 역사를 신뢰하면서 정의롭지 못한 정치, 평화롭지 않은 정치, 민생을 외면하는 정치를 반드시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얼마 전 민주평화당 당원들과 함께 하의도 김대중 대통령 생가에 다녀왔다"며 "앞으로 백 년, 천년 후세들은 김대중 대통령을 거대한 산맥으로 그리고 큰바위 얼굴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오부치 당시 일본 총리와 함께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명문화한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님은 한국과 일본이 걸어갈 우호·협력의 길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