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10명
  • ▲ 8일 오전 민주평화당 소속 유성엽·장정숙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이종현 기자
    ▲ 8일 오전 민주평화당 소속 유성엽·장정숙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이종현 기자
    민주평화당이 결국 분당 수순에 들어갔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싸움이 분당으로 결론난 것이다. 국민의당 분당사태 후 2018년 2월 출범한 평화당은 이로써 창당 1년6개월 만에 두 개의 정당으로 재편하게 됐다.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정동영 퇴진을 요구하는 '변화와 희망을 위한 대안정치 연대'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안정치 소속 의원 전원은 민주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창당 1년 반 만에 당을 떠나는 마음이 편하진 않지만 제3당 창당이라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 생각한다"며 "당권투쟁이 아니고 제3지대 신당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제의라는 점을 거듭 말한다"고 주장했다.

    신당 창당 놓고 당권파·비당권파 이견 못 좁혀

    앞서 정동영 대표 등 민주평화당 당권파와 유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는 '제3지대 창당'이라는 큰 틀을 놓고 당의 진로를 모색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당권파가 "일단 지도부 총사퇴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원활하고 신속한 당 결성을 위해 정 대표에게 대표직을 내려놓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당권투쟁으로 받아들였다"며 "당을 살려보자는 것이지, 이게 무슨 당권투쟁인가"라고 말했다.

    '대안정치'는 우선 유 원내대표가 임시로 대표직을 맡아 원내대표직과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사는 최경환 의원이, 수석대변인은 장정숙 의원이 맡았다. 대표는 외부에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12일 공식 탈당선언, "대화 길은 열어둬"

    유 원내대표에 따르면 탈당선언은 12일로 예정됐다. "12일 전까지 대화하자"는 정 대표의 요청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탈당계 작성과 탈당선언에 아직 나흘의 시간이 남은 만큼 당권파와 추가 협상 여지는 열어 놓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 등 당권파 사퇴'라는 전제조건에는 변함이 없음을 못박았다. 유 원내대표는 "우리도 탈당이 안 되길 바란다. 정 대표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내려놓는 게 책임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아마 월요일까지 주말을 보내며 대화가 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과 연대 가능성은

    대안정치가 향후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연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이날 유 원내대표는 "그것은 전적으로 그분들 판단과 선택에 달려 있지, 우리가 손 내밀거나 바라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지원 의원 역시 한 인터뷰에서 "거기와 손잡으면 망가진 사람들끼리 손잡는다고 볼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럼에도 유 원내대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안정치가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할 일은 없지만,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오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민주평화당보다 상태가 안 좋다. 우리가 추진하는 일에 바른미래당이 참여할 순 있어도 우리가 거기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대안정치연대를 만들겠다고 하니 나경원도 움직이고 바른미래당도 고민하는 걸 보니 역시 결성하길 잘했다 싶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비교섭단체 꾸리면, 국고보조금은 얼마나?

    대안정치 측은 탈당 이후 비교섭단체 등록을 꾀한다.  유 원내대표는 “10명 외에도 탈당이 예상되는 무소속 의원 분들을 포함해 비교섭단체를 등록할 것”이라며 “그 명의로 의정활동 하는 건 무리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안정치’가 비교섭단체를 꾸려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받는다. 분기별로 정당에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인 경상보조금은 교섭단체(최소 20석 이상 의석)일수록, 의원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이 주어진다. 비교섭단체인 평화당은 지난 1분기 6억4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대안정치' 소속 장정숙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아직 분당이 확실히 되지 않은 상태이고, 비교섭단체가 어떻게 구성될지도 정해지지 않아서 보조금을 이야기할 단계가 못 된다. 의원 수에 따라서도 다르다. 12일이 지나봐야 판가름할 수 있다”고 답했다. 3분기 경상보조금 지급은 8월15일로 예정돼 있으나 광복절인 관계로 14일 지급될 예정이다.

    이로써 민주평화당 전체 14명 의원, 바른미래당에 적을 두고 평화당에서 활동한 비례대표 2명 등 총 16명 의원 중 비당권파 10명이 탈당 계획을 밝히면서 기존 민주평화당은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황주홍·김경진·김광수·박주현 의원 등 6명이 잔류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