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심각한 경제전쟁"… 민주당, 국회서 애국가 부르며 "아베 규탄" 외쳐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 규탄대회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 규탄대회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 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 그간의 신중론에서 견해를 바꿔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규탄대회'에서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해 제2차 세계대전을 발발시켰다. 한국경제를 침략하기 위해 오늘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공격을 자행했다"며 "이제 한일전으로 정말로 심각한 경제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비상사태가 됐다. 비장한 각오로 이 전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30분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소속 당직자들과 함께 'NO 경제침략 아베 강력규탄!' '정쟁 중단 추경 즉각 처리' 등의 손팻말을 들고 계단을 꽉 채웠다. 참석자들은 계단에서 무반주로 애국가 1절을 제창하며 결의를 다졌다.

    이 대표는 앞서 열린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연석회의에서 "동북아가 이렇게 신뢰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데 지소미아가 과연 의미가 있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저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겠다. 의미 없는 일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의미 있나… 연연할 생각 없어"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 때만 해도 지소미아를 두고 "동북아 평화를 위해선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일은 이웃이다. (파기는)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지소미아는 양국 신뢰를 바탕으로 각기 가진 한반도 중심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일본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이웃나라로 규정한 이상 우리도 일본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은 '군사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 의지가 분명할 때 기업들은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 세제, 금융혜택 등 정부가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민·관·정 협의체를 중심으로 국민이 대동단결해 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유지가 큰 의미가 있는지 근본적 의구심이 있다"면서 "정부가 최종 조율해 논의하겠지만, (지소미아 연장에) 좀 더 부정적인 기류가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4일에는 청와대·정부와 함께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사태와 관련된 중장기 종합대책 마련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