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포 러시아 선박에 한인 선원 2명…통일부 "9차례 석방 요청했지만 응답 없어"
  • ▲ 러시아 선적 게잡이 어선 '샹하이 린 8'호. ⓒ마린트래픽 관련정보 화면캡쳐.
    ▲ 러시아 선적 게잡이 어선 '샹하이 린 8'호. ⓒ마린트래픽 관련정보 화면캡쳐.
    북한이 동해상에서 표류하던 러시아 어선을 나포, 억류 중이라고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지난 24일 밝혔다. 러시아 어선에는 러시아 선원 외에 한국인도 2명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에 선원 송환을 수차례 촉구했지만 북측은 전혀 응답하지 않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과 통일부는 지난 24일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쯤 속초항에서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향하던 러시아 선적 300t급 게잡이 어선 ‘샹 하이린 8'호가 동해상에서 기관고장을 일으켰다. ‘샹 하이린 8'호는 이후 표류하다 이튿날 북한 경비정에 나포돼 원산항으로 끌려갔다.

    ‘샹 하이린 8’호에는 러시아 선원 15명과 어업지도원인 한국인 50대 남성, 감독관인 한국인 60대 남성이 타고 있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선원들과 한국인들은 원산의 한 호텔에 연금된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당국 및 선사 측과 계속 접촉 중이며, 가능한 한 빨리 상황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또한 “대북 협의 채널, 러시아 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인하고 긍정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의 말처럼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보인다.

    통일부는 17일부터 24일까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 측에 한국인 송환을 아홉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북측은 아무런 응답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25일 “북한에 억류된 어선에서는 물·식량·연료가 고갈돼간다”고 선사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내 언론들은 24일 “한국인 2명의 신변안전 등을 고려한 정부의 엠바고 요청을 받아들였으며, 오늘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의 발표가 있어서 내용을 늦게 보도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