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갈등' 석 달째… "먼저 탈당하는 쪽이 당명-국고보조금 포기해야" 분당 쉽지 않아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과 대치 중인 모습(왼쪽)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뉴데일리 DB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과 대치 중인 모습(왼쪽)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뉴데일리 DB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당 안팎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복귀 명분이 쌓이는 가운데, '9월 전후 등판론'이 실현될지 눈길을 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구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가 대립하는 바른미래당은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갈등 끝에 혁신위는 사실상 와해됐다. 22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손 대표 퇴진과 혁신위 재가동을 주장하는 비당권파와, 이를 막으려는 당권파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비당권파 위원들은 전날 "유승민 전 대표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에게 손 대표 퇴진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는 임재훈 사무총장의 폭로에 거칠게 항의했다. 손 대표가 회의장을 떠나려 하자 비당권파 인사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혁신안 의결을 주장하며 11일째 단식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이 쓰러져 119 구급대에 실려갔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는 권 위원 앞에 있던 장진영 비서실장을 강하게 밀어 권 위원을 쓰러뜨리게 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사실상 분당 분위기… 탈당은 쉽지 않아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분당이 멀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이후 당이 3개월째 집안싸움을 벌이다 혁신위까지 와해하면서 피로감이 커졌다. 비당권파는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지만, 손 대표는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먼저 탈당할 경우 당명과 국고보조금을 포기해야 한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물리적 충돌을 겪고 나서 "우리 당은 유승민·안철수 두 대표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든 정당"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손 대표의 사당화에 반발한 것이다.

    분당 및 정계개편 시점은 8월 독일 비자 만료로 귀국할 예정인 안 전 대표의 귀국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은 손 대표가 지지율 10%를 이루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달이기도 하다. 

    바른미래당 창당 주역인 안 전 대표가 정치일선에 복귀하면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창당을 함께했던 유승민 의원과 의기투합해 단합을 강조할 가능성과, 호남계 당권파를 이끌고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인 '대안정치연대'와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

    안철수계 의원들, '4차산업 강좌'로 뭉치기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은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미래정치 교양강좌'를 운영한다.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6명과 지역위원장이 공동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다. 주제도 안 전 대표의 전매특허인 '4차 산업혁명'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안 전 대표 복귀를 환영하기 전 미리 결속력을 강화하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안 전 대표를 두고 "정치 은퇴할 생각은 없으신 것 같고, 정치 은퇴 공언하고 싶지도 않고, 그러면 당연히 오셔야 한다"며 "추석 전에 들어와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내년 4월 총선 뒤에 오면 안 되잖나. 누군가가 역할을 부여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 찾아서 나가야 한다"며 "지금 그냥 (당 내부가) 혼란스럽지 않나. 여기서 잘 (역할) 찾으실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손 대표와 관련해선 "혁신위 만들어서 지도부 재신임 문제가 통과됐는데, 그걸 손 대표는 '안건 상정 안 하겠다'(고 한다)"며 "당내 법률이 패권에 대한 견제장치가 없다. 그래서 사실 손 대표 결단에 있다"고 말했다.
  • ▲ 혁신안 의결을 주장하며 11일째 단식투쟁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이 쓰러져 119 구급대에 실려갔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는 권 위원 앞에 있던 장진영 비서실장을 강하게 밀어 권 위원을 쓰러뜨리게 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YTN 보도화면 캡쳐
    ▲ 혁신안 의결을 주장하며 11일째 단식투쟁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이 쓰러져 119 구급대에 실려갔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는 권 위원 앞에 있던 장진영 비서실장을 강하게 밀어 권 위원을 쓰러뜨리게 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YTN 보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