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갈등' 석 달째… "먼저 탈당하는 쪽이 당명-국고보조금 포기해야" 분당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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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당 안팎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복귀 명분이 쌓이는 가운데, '9월 전후 등판론'이 실현될지 눈길을 끈다.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구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가 대립하는 바른미래당은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갈등 끝에 혁신위는 사실상 와해됐다. 22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손 대표 퇴진과 혁신위 재가동을 주장하는 비당권파와, 이를 막으려는 당권파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비당권파 위원들은 전날 "유승민 전 대표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에게 손 대표 퇴진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는 임재훈 사무총장의 폭로에 거칠게 항의했다. 손 대표가 회의장을 떠나려 하자 비당권파 인사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혁신안 의결을 주장하며 11일째 단식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이 쓰러져 119 구급대에 실려갔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는 권 위원 앞에 있던 장진영 비서실장을 강하게 밀어 권 위원을 쓰러뜨리게 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사실상 분당 분위기… 탈당은 쉽지 않아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분당이 멀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이후 당이 3개월째 집안싸움을 벌이다 혁신위까지 와해하면서 피로감이 커졌다. 비당권파는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지만, 손 대표는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먼저 탈당할 경우 당명과 국고보조금을 포기해야 한다.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물리적 충돌을 겪고 나서 "우리 당은 유승민·안철수 두 대표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든 정당"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손 대표의 사당화에 반발한 것이다.분당 및 정계개편 시점은 8월 독일 비자 만료로 귀국할 예정인 안 전 대표의 귀국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은 손 대표가 지지율 10%를 이루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달이기도 하다.바른미래당 창당 주역인 안 전 대표가 정치일선에 복귀하면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창당을 함께했던 유승민 의원과 의기투합해 단합을 강조할 가능성과, 호남계 당권파를 이끌고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인 '대안정치연대'와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안철수계 의원들, '4차산업 강좌'로 뭉치기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은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미래정치 교양강좌'를 운영한다.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6명과 지역위원장이 공동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다. 주제도 안 전 대표의 전매특허인 '4차 산업혁명'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안 전 대표 복귀를 환영하기 전 미리 결속력을 강화하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안 전 대표를 두고 "정치 은퇴할 생각은 없으신 것 같고, 정치 은퇴 공언하고 싶지도 않고, 그러면 당연히 오셔야 한다"며 "추석 전에 들어와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하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내년 4월 총선 뒤에 오면 안 되잖나. 누군가가 역할을 부여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 찾아서 나가야 한다"며 "지금 그냥 (당 내부가) 혼란스럽지 않나. 여기서 잘 (역할) 찾으실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손 대표와 관련해선 "혁신위 만들어서 지도부 재신임 문제가 통과됐는데, 그걸 손 대표는 '안건 상정 안 하겠다'(고 한다)"며 "당내 법률이 패권에 대한 견제장치가 없다. 그래서 사실 손 대표 결단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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