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천막 3동 재설치…市, 강경대응 하더니 되로 주고 말로 받아
  • ▲ 20일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있는 우리공화당 당원들 ⓒ연합뉴스
    ▲ 20일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있는 우리공화당 당원들 ⓒ연합뉴스
    우리공화당이 서울시의 2차 행정대집행 직전 자진철거한 천막을 또다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의 치고 빠지기 식 '게릴라 작전'에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우리공화당에 따르면, 당은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천막 3동을 다시 설치했다. 지난 16일 서울시의 2차 행정대집행 직전 천막을 자진철거한 지 4일 만이다. 당시 우리공화당은 "언제든 다시 광화문 광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했었다. 

    우리공화당은 20일 오후 1시부터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연 뒤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오후 7시쯤 세종대왕 동상 앞에 천막 1동을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은 직후 천막 2동을 더 들여와 오후 8시50분께까지 천막 총 3동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 관계자들과 실랑이도 벌어졌다. 오후 7시께 천막 1동이 우선 설치될 때 미처 저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는 3동이 추가 설치될 때는 강력히 저지했다. 경찰에도 행정응원을 요청했다. 경찰은 우리공화당 측을 직접 저지하기보다는 서울시 활동을 지원하는 식으로 행정응원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당원 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번 우리공화당의 광화문 천막 재설치는 지난 16일 자진철거한 후 4일 만이다. 당시 서울시가 서울시 공무원 및 용역업체 직원 1000여 명을 동원해 강제철거를 시도하자, 우리공화당은 "서울시의 폭력적인 행정대집행을 무력화하겠다"며 돌연 자진철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언제든 다시 광화문 광장에 돌아올 것이다. 서울시가 정당한 정당 활동을 막아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게릴라성 천막 설치'를 이어갈 방침을 시사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망자들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지난 5월 10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25일 1차 행정대집행 전까지만 해도 우리공화당의 자진철거 의사는 전무했다. 하지만 이후 우리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나, 서울시가 강제철거를 시도하려 할 때는 자진철거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며 명분도 챙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는 "불법 천막에 강경대응하겠다"며 큰 소리 치던 기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1차 행정대집행 전후만 해도 '용역깡패' 의혹이 인 사설용역을 동원하고, 초대형 화분 140여 개를 들여놓던 서울시였다. 

    하지만 '게릴라 작전'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양새다. 행정대집행법상 이행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로, 경찰은 임의로 강제조치할 수 없어 서울시는 자력으로 우리공화당에 대응해야 한다. 현행법상 과태료 부과를 제외하면 이를 마땅히 규제할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말 우리공화당을 상대로 '점유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결정은 다음 주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2차 행정대집행도 이행 직전 무산되며 소요된 비용 2억3000여만 원을 서울시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처지다. 1차의 경우 행정대집행이 이뤄졌기 때문에 법원 판결을 거치지 않고 즉각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제로 이행되지 않아 소송을 통해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날 행정대집행 이행에 실패한 후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이행비용을 우리공화당에 청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