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감당 못할 혹독한 대가 치르게 될 것"… 지역구 공청회서 병원 관계자 '협박'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DB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DB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구인 경기도 오산의 평안한사랑병원 설립허가와 관련한 공청회에서 이 병원 의사에게 "일개 의사"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등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샀다.

    20일 <의협신문> 보도에 따르면 안 의원은 지난 5월17일 평안한사랑병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과 공청회 자리에서 병원 관계자에게 "병원장은 일개 의사로서,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일개 의사 한 명이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와 오산시를 상대로 이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여러분들이 겪었던 고통, 분노를 합치면 그 병원장은 삼대에 걸쳐가지고 자기 재산 다 털어놔야 된다"며 "소송하라고 해라. 그 대가를 치르게 해드리겠다"고도 주장했다.

    평안한사랑병원은 소아청소년과·내과·정신건강의학과·신경과 등 4개 과목, 140병상 규모 병원으로 설립허가를 받았다. 이 병원의 병상 126개가 정신질환자를 위한 폐쇄병동인데, 오산시가 지난 4월 이 병원의 설립허가를 내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일었다.

    주민들은 오산시가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사실상 정신병원인 이 병원의 설립을 부실하게 허가해줬다며 비판했고, 보건복지부도 병원의 전문의가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 뒤 오산시는 병원 허가를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병원 설립에 반대하는 비대위도 구성했다.

    그러나 안 의원의 발언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졌다. 의료계에서는 안 의원의 발언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부추길 수 있고 의료계에 대한 협박성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안 의원의 대국민 사죄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최 회장은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지역사회에서 성실히 의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한 국민에 대해 심각한 막말과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며 "의협은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과 병동은 결코 혐오시설이나 위험시설이 아니다. 병원 설립의 요건을 갖춰 적법하게 설립허가가 났다면 어디서든 개설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