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판문점 가서 받아와… 김대중평화센터 "인조꽃 만들어 김대중도서관에 보관"
  • ▲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가 놓여 있다. ⓒ뉴시스
    ▲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가 놓여 있다. ⓒ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추모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내온 조화를 영구보존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김정은 조화'의 영구보존 방법으로 "특수처리를 거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부패하지 않도록 방부처리된 상태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된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1년 반~2년 주기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레닌연구소(Lenin Lab)'에 비용을 내고 방부처리를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방부처리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2016년 러시아가 처음으로 레닌의 시신 보존비용으로 "2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짐작된다. 

    '김정은 조화'도 김일성·김정은 시신처럼 생화를 방부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조화를 보관한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17일 생화가 아닌 플라스틱 인조꽃을 사용해 원래 모양을 그대로 본뜬 조화를 만들어 서울 김대중도서관 수장고에 영구보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전달한 '김정은 조화'는 국화로 만들었는데, 원래 조화에 쓰인 생화는 시드는 대로 폐기한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식장에 북한이 보낸 '김정일 조화' 역시 생화는 2~3일 만에 폐기하고 플라스틱 인조꽃으로 조화를 만들어 김대중도서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생화에 특수처리하면 5년간 보관 

    특수처리를 통해 꽃을 영구보존하는 방법은 비용보다 기술적 한계가 문제다. 국내 보존화 전문가들에 따르면, 생화에 특수처리를 하더라도 보존기간은 보통 5년 안팎이다. 5년 이후에는 부서지고 갈라져 재처리가 불가능해 폐기해야 한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김정일 조화'에 이어 '김정은 조화'까지 특수처리해 영구보존한다는 소식을 우리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생화를 약품처리해 영구보존한다는 게 아니고, 인조꽃으로 대체해 영구보존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생화는 아직 그대로인데, 시드는 대로 조만간 폐기할 예정"이라며 "보존비용은 10만~20만원 정도 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중평화센터의 해명에도 정치권 일부에서는 '김정은 조화' 영구보존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지원 의원이 판문점에 가서 김여정에게 받아온 김정은 조화를 반영구 보관한다고 한다"면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향해서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입니까, 북조선 택배기사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조화를 받으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정부 장·차관급들이 줄줄이 판문점까지 간 것을 두고도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