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극 '묵적지수' 연습 장면.ⓒ서울문화재단
    ▲ 연극 '묵적지수' 연습 장면.ⓒ서울문화재단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묵적지수'가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는 2019년 시즌 프로그램 세 번째 작품으로 달과아이 극단과 공동 제작한 '묵적지수'(작 서민준, 연출 이래은)를 오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공연한다. 

    '묵적지수'는 '진짜 전쟁을 막기 위한 가짜 전쟁'을 다룬다. 초나라 혜왕 50년(기원전 439년),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본명 묵적)가 초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였다는 고사가 바탕이다. 

    모의전쟁에는 규칙이 있다. 실제 전쟁과 같되 한 사람도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작품은 2500년 전, 강대국에 맞서 전쟁을 막아내려는 의지를 다진 묵인들을 조명해 '우리 시대에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극은 고대 중국을 무대 위에 재현하기보다 인간과 기술, 권력과 자본의 관계에 내재된 폭력의 실체를 포착하는데 집중한다. 작품 속 위정자들은 권력을 얻기 위해 살육을 불사하고 백성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그 사이에서 묵자는 겸애를 실천하고자 고군분투한다.
  • ▲ 연극 '묵적지수' 포스터.ⓒ서울문화재단
    ▲ 연극 '묵적지수' 포스터.ⓒ서울문화재단
    이번 공연은 전쟁 서사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을 깨고 성별에 관계없이 배역을 정하는 젠더 프리 캐스팅(Gender Free Casting)을 진행했다. '왕은 반드시 남자일 것'이라는 고정된 이분법적 성별 규범에서 벗어나 젠더 스펙트럼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 이용이 필요 없는 무대장치 반입구를 모든 관객의 객석 출입구로 사용하고, 보통의 공연과는 다르게 360도의 모든 각도에서 다양한 시선을 둘 수 있는 원형 무대를 사용한다.

    '묵적지수'는 벽산희곡상 심사 당시 "섣불리 현대와 타협하지 않고 고문헌들에 대한 방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그 시대의 역사성과 사상을 재현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희곡을 쓴 서민준 작가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극작을 전공 중이다. 2015년 신작희곡 페스티벌을 통해 등단했으며, 2018년 두산아트랩 '종이인간'을 공연한 바 있다.

    연출은 '서른, 엄마', '날개, 돋다', '고등어', '녹색광선' 등 청소년과 여성, 소수자에 대한 작품을 통해 섬세한 감각을 선보여온 이래은이 맡았다. 이태원 음악감독과 안데스 의상 디자이너가 참여하며,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젊은 연극상을 수상한 배우 성수연이 출연한다.

    '묵적지수'는 공연 개막 하루 전인 25일 네이버TV 라이브중계를 통해 리허설이 먼저 공개된다. 티켓은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공연, 옥션티켓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