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과일보, 홍콩 시위대 진압 영상 공개… 중국, 인터넷-SNS 줄줄이 검열=폐쇄
  • 홍콩에서 도주범 조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과격 진압하는 영상을 홍콩 빈과일보가 공개했다. 지난 12일 공개돼 SNS로 확산되고 있는 이 영상은 중국 당국이 시위 관련 정보의 확산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1분여 분량의 영상 속에는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시위자들에게 곤봉 등을 이용해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다. 바닥에 쓰러진 시위자를 경찰들이 보호용 방패로 내리 찍거나 방패 자체를 이용해 심한 폭행을 가하는 장면도 들어있다.

    이날 홍콩의 의회인 입법회에선 논란이 되고 있는 '도주범 조례' 2차 심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시위가 격화되면서 심의 일정이 일단 연기됐다.

    이 법안은 중국을 비롯해 대만, 마카오 등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 또는 지역에도 사안에 따라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위대를 비롯해 홍콩 야당 등은 중국 정부가 이를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 등을 중국 본토로 송환해 가혹한 처벌을 가하는데 악용할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스티븐 로 홍콩 경찰청장은 이날 폭력적으로 변한 시위 때문에 22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으며 시위대 11명을 체포했다고 13일 언론 브리핑에서 알렸다. 그는 경찰이 지침에 따라 대응했으며 시위대를 향해 150발의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경찰은 어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단지 맡은 임무를 수행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로 경찰청장은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으로부터 어떠한 지원이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 홍콩 경찰이 최루가스를 뿌리며 시위대 강제해산을 시도하고 있다ⓒ뉴시스.
    ▲ 홍콩 경찰이 최루가스를 뿌리며 시위대 강제해산을 시도하고 있다ⓒ뉴시스.
    정보 차단에 나선 중국 당국

    한편, 중국 당국은 사이버 안전을 내세우며 외국의 유력 언론사 웹사이트들의 접속을 금지해 중국 입장에서 민감한 정보 확산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가디언을 비롯해 워싱턴포스트, NBC, 허프포스트 등의 웹사이트가 중국에서 접속 차단되고 있으며 심지어 위키피디아 사이트도 수 주째 접속이 안 되고 있다고 한다.

    가디언의 경우 웹사이트와 신문 지면에서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아 이를 대대적으로 다뤘던 것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웨이보와 위챗 등에 대해서도 검열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영국 대사관은 제레미 헌트 영국 외교 장관의 천안문 사태 추모 관련 동영상을 웨이보 채널에 게시했지만 매번 즉시 삭제됐으며 대사관 계정의 게시물 게시 기능이 일시 정지된 상태라고 밝혔다.

    시위 관련 내용도 주 검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CNN에 따르면, 시위와 관련된 모든 요약 문구와 이미지들은 웨이보와 위쳇 등에서 게시하는 즉시 검열 후 삭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 불과 수 마일 떨어진 선전에서 조차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중앙 정부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방침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