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요격 미사일 수, 정식 편제 '1개 포대'의 1/3…주말 싱가포르서 '확대' 논의 가능성
  • ▲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요격미사일 발사대. ⓒ뉴데일리 DB.
    ▲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요격미사일 발사대. ⓒ뉴데일리 DB.
    국방부는 “미국 측이 ‘사드(THADD, 종말고공방어체계)’ 포대의 정식배치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30일 공식 확인했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반론이었다. 그럼에도 사드 정식배치와 관련한 ‘설(說)’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드 정식배치는 국내 안보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까.

    조선 “美, 우리 측에 사드배치 요청”...  軍 “그런 일 없다”

    <조선일보>는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 “지난 4월 말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미국이 성주 기지에 야전배치(임시배치)된 사드의 정식배치를 서둘러줄 것을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회의에서 미국 측은 이틀에 걸쳐 두 차례 이상 사드 정식배치를 요구했으며, 우리 측은 ‘환경영향평가’ 등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30일 이와 관련해 “KIDD에서 미국 측이 우리 측에게 사드 정식배치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노재천 부대변인은 “사드 배치문제는 KIDD에서 다룰 주제가 아니라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도 이날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드 최종배치 여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기초해 결정할 것이며, 미국 측도 이에 공감하고 협의·추진 중”이라며 같은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국내 언론들은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리라 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만나 ‘사드 정식배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언론이 ‘사드’에 대해 이처럼 관심을 갖는 것은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발사한 “요격 불가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이 있다. ‘사드’를 정식배치하면 지금과 어떤 부분이 달라질까.

    경북 성주의 사드 미사일 수, ‘정식 편제’ 1개 포대의 1/3

    한미 정부가 2016년 7월 ‘사드’ 배치에 합의한 뒤 미군은 이듬해 3월 한국에 구성품을 들여와 배치를 시작했다. C-17 수송기를 타고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내린 ‘사드’ 구성품은 트레일러에 실려 경북 성주로 옮겨졌다. 이후 ‘사드’ 논란이 거세지고 같은 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사드’ 포대의 정식배치는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

    현재 경북 성주에는 요격미사일 8기씩을 장착한 발사대 2기와 화기관제 및 통신장비, 추적 레이더, 지원 장비만 있다. 정식 편제된 1개 포대와 비교하면 요격미사일 수가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장비만으로도 북한과 중국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이라도 사드 1개 포대를 정식배치 할 수 있다. 주한미군은 2017년 3월 이후 오산 공군기지에 발사대 4기를 보관 중이다.
  • ▲ '사드' 시험발사 장면. 2006년 이후 요격 실험은 모두 성공했다. ⓒ록히드 마틴 공개사진.
    ▲ '사드' 시험발사 장면. 2006년 이후 요격 실험은 모두 성공했다. ⓒ록히드 마틴 공개사진.
    미군이 ‘사드’ 배치 장소로 경북 성주, 그 중에서도 산 속의 골프장 부지를 선택한 이유는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방사포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면서도 주한미군이 있는 지역을 대부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성주는 휴전선으로부터 260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300밀리미터 구경 방사포의 사거리를 벗어나 있다.

    반면 성주는 서울과 210킬로미터, 평택 170킬로미터, 부산 115킬로미터, 광주 150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일각에서는 ‘사드’의 요격범위가 200킬로미터여서 서울은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제원 상의 요격 범위’다. 40~150킬로미터의 요격 고도, 초속 2.8킬로미터(마하 8.24)에 달하는 최고 속도 등을 생각하면 지도상으로는 제원 이상의 거리라도 경우에 따라 요격이 가능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숫자로는 중국은커녕 북한 탄도미사일도 10여 발 정도밖에 요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드, 미군 계획대로 ‘2개 포대 완전배치’ 된다면?

    과거 한미 양국의 계획대로 ‘사드’가 완전배치 된다면 어떨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당초 한반도에서 최소한 사드 포대 2개를 운영할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뉴시스>는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군 사드 포대에 2017년 미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주둔 미 육군 제11방공포병여단 예하 2개 포대 병력을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 제11방공포병여단은 예하에 6개 사드 포대를 두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주한미군 관계자는 “병력 순환배치일 뿐”이라고 답했다.

    만약 한국에 ‘사드’ 2개 포대가 배치되면 방어 범위는 얼마나 넓어질까. ‘사드’ 발사대 1기에는 요격미사일 8발이 들어 있다. 1개 포대가 발사대 6기로 구성되므로, 미사일 수는 48발이다. 즉 2개 포대가 배치되면 미사일은 96발이다. 이론상으로는 사드 미사일 1발로 적 탄도미사일 1발을 격추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표적에 따라 2발을 쏠 수도 있어 96발의 ‘사드’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수는 90발 내외로 추산된다.

    이 정도면 ‘사드’ 2개 포대를 모두 성주에 배치해도 평택 미군기지, 성남 서울공항을 비롯해 수도권 남부와 동부, 계룡대 육해공군 본부 등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쏠 만한 주요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 미군이 두 번째 ‘사드’ 포대가 주한미군 방공포병여단 부대가 있는 광주에 배치되면, 서울 전역까지 거뜬히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유사시 ‘사드’ 포대에 발사대를 증편하면 방어 역량은 훨씬 커진다. ‘사드’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을 하는 도중에 실전배치된 요격 체계라는 점이다. 운용 가능한 발사대 수 또한 갈수록 늘고 있다. ‘사드’ 개발 초기 1개 포대는 발사대 2기와 레이더 등으로 이뤄졌다. 이후 ‘사드’ 양산 속도가 늦춰진 탓에 레이더와 발사대 6기가 하나의 포대가 됐다. 미군은 이후 1개의 레이더에 발사대 9기를 연결해 활용했었고 운용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사드 2개 포대가 한반도에 배치하게 된다면, 주한미군 예하 제35방공여단이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어트 PAC-3 MSE, 한국군의 PAC-3와 함께 제대로 된 다층 방어망을 구성하게 된다. 특히 PAC-3 MSE는 북한이 자랑하는 ‘불상 발사체’도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