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로우, 국비 5조원 빼돌린 혐의로 인터폴 수배… 싸이 "성접대 여부는 몰라" 부인
  • 5년 전 양현석(51)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가 해외 재력가들을 접대하는 식사자리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수 싸이(42·본명 박재상·사진)가 당시 조 로우(본명 로 택 조·Low Taek Jho) 등과 함께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일각에서 거론된 '접대'와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싸이는 29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도에서 언급된 조 로우는 저의 친구가 맞다"며 "제가 그를 알았을 당시에 그는 헐리웃 쇼비즈니스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해외 활동 시기가 맞물려 알게 됐고 제가 조 로우를 양현석 형에게 소개했다"며 "지금에 와서 그가 좋은 친구였는지 아니었는지를 떠나서 제가 그의 친구였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조 로우와 일행들이 아시아 일정 중 한국에 방문했을 때 그들의 초대를 받아 저와 양현석 형이 참석했다"며 "초대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술을 함께한 후 저와 양현석 형은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다만 "당시로서는 먼나라에서 온 친구와의 자리로만 생각했다"며 "이번 건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MBC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지난 27일 방송한 제49회 '동남아 부호들에 대한 YG의 은밀한 접대' 편에서 "2014년 7월 어느 날 양현석 YG 대표가 서울 강남의 고급 한정식 식당을 통째로 빌려 두 명의 외국인 재력가들을 접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여기에 YG 소속 세계적 인기가수 한 명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도 동석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방송에 등장한 목격자이자 제보자 A씨는 "(태국인 밥과 말레이시아인 조 로우를 포함한)해외 재력가 일행은 2박 3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최소 세 차례 YG 측과 식사를 하고 클럽을 방문했다"며 "YG 측에서는 양현석 대표와 유명 가수가 나와 재력가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양 대표가 주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접대자리에는 태국인 요식업 사업가 밥과 말레이시아인 금융업자 조 로우가 내빈으로 참석해 YG 측 핵심 인사들과 함께 만찬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에는 25명가량 되는 다양한 직군의 여성들도 초대됐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화류계 종사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는 참석한 가수들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으나 이 중 한 가수를 콕 집어 '세계적 인기가수'라고 소개해 사실상 조 로우와 친분이 있는 싸이가 동석했음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 방송에 '유명 가수'로만 소개됐던 싸이는 '스트레이트'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접대가 아니라 아는 사람이 있어 인사를 하러 갔고, 성접대가 있었는지는 모른다"며 "다만 여성들이 많았던 것은 맞고 정마담은 (원래) 아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일간 더스타'와 '말레이시아키니' 등 말레이시아 현지언론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 로우의 대변인은 미국 내 변호사를 통해 "조 로우는 싸이의 친구이고, 싸이를 통해 양현석을 만났다"고 밝혔으나 "조 로우는 MBC 보도에서 제기된 어떠한 종류의 행동에도 관여하지 않았고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로우는 한때 나집 라작(Najib Razak)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관리를 맡았던 금융업자로,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5조원의 국비를 빼돌린 혐의로 인터폴에 적색수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