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 임명될 때 'SNS 절연' 선언했는데… 임종석‧이낙연도 최근 '페북 정치' 몰두
  •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데일리DB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데일리DB
    여권 거물급 인사들의 ‘페북(페이스북)정치’가 도를 넘은 양상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한 달간 30건 이상의 게시물을 올렸고, 잠잠했던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이낙연 국무총리마저 ‘페북정치’를 통한 전방위적 대야 공세에 가담했다. 현 정권의 고위 인사들이 SNS를 통해 장외싸움을 조장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이들은 더욱 화력을 집중해 일각에서는 ‘페북정치 삼각편대’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 한 달간 SNS을 통해 30건 이상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국회에서 마찰을 빚은 검‧경 수사권 조정뿐만 아니라 패스트트랙, 현 정부 경제정책 등 범주도 넓다. 개인 의견을 장문으로 게재하거나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뉴스를 공유하는 식이다. 

    페이스북 프로필 문구를 통해서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한다. 조 수석은 지난 12일에 이어 14일에도 프로필 문구를 바꿨다.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내용이다. 조 수석은 “권력기관 개혁의 법제화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곳은 국회”라며 “각 권력기관이 정파적 이익에 복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공의’인 바, 정파를 넘은 넘은 협력이 필요하다. 주권자 국민은 정치인과 정당에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 민정수석 임명 직후 ‘SNS 절연’ 선언

    특히 조 수석은 게시물을 수 차례에 걸쳐 수정하는 ‘열성’도 보였다. 지난 6일 ‘문무일 검찰총장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반발’에 대한 게시물은 게재 후 약 1시간 동안 15차례나 수정했고, 8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게시물은 게재 후 약 2시간40분 동안 아홉 번이나 고쳐 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 수석의 페북정치가 중독 수준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조 수석이 페북정치로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 수석은 2017년 5월11일 민정수석 임명 직후 SNS와 ‘절연’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사망하자 애도글을 게재하며 다시 페이스북에 발을 들였다. 조 수석은 논란이 일자 지난 1월 또 다시 “페이스북 활동을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들어 오히려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조 수석이 페이스북을 통해 발언하는 것 자체가 ‘자기정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의 ‘인사참패’ 논란에 대해서는 함구하더니 문재인 정권 옹호와 자기 입장 대변 글만 올린다. 여야 분쟁에 민정수석이 ‘개인의견’이랍시고 일일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임종석, 황교안 겨냥 “공안검사 시절서 진화 못해”

    조 수석뿐만 아니다.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과 설전을 시작했다. 임 전 실장은 13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을 하고 있으니,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서 한 걸음도 진화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게 그저 놀랍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가 지난 7일 부산을 방문해 “우리(우파)는 나라 살리기에만 전념했지만 좌파 중 정상적으로 돈 번 사람 거의 없다. 임종석 씨가 무슨 돈을 벌어본 사람이냐”고 한 말을 반박한 것. 청와대를 떠나 당으로 복귀한 후에도 한동안 공식 발언을 자제하는 듯하던 임 전 실장이 제1야당 대표를 작심비판하자 총선 행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야당과 전투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이낙연, SNS로 송현정 KBS 기자 훈계하다 여론에 질타 

    이낙연 국무총리도 최근 페북정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문재인 대통령과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KBS 기자를 향한 ‘훈계성’ 발언 때문이었다. 이 총리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신문의 ‘문’자는 들을 ‘문(聞)’자인데 많은 기자들은 물을 ‘문(問)’으로 잘못 안다. 근사하게 묻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며 송 기자의 대담 태도를 지적했다.   

    이 같은 여권 거물급 인사들의 ‘페북정치’에 대해 유튜브에 이어 페북에서까지 선동정치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정치권의 관계자는 “우파가 선점한 유튜브에는 유시민 이사장이 들어와 장외 설전을 부추기더니 이제는 여권의 페북정치 삼각편대가 생겼다”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페북정치 한다고 비판하던 게 여권 아니냐. 여권의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페북에서 자기정치를 시작하는 모습이 매우 역설적”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