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폭력에도 불구하고 정치개혁 원내 발판 마련” 민주당 원내대표 마무리 회견
  • 홍영표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성원 기자
    ▲ 홍영표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성원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개혁안 패스트트랙 관철’로 임기 마지막을 화려하게 불태우고 원내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여권에서는 홍 원내대표를 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의 독보적 주역으로 평가하며 막판 큰 인기를 몰아주는 분위기다. 일부 좌파 지지층에서는 홍 원내대표가 연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다만 개혁안 패스트트랙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극한대치를 초래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임기 내에 대치상황을 수습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홍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가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 ‘포용으로 여의도 정신을 되살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 민주주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노력했지만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더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협치를 통한 입법 성과도 있었다. 열일곱 번 본회의를 통해 2300여 건 법안을 처리했다”며 상가임대차보호법‧규제혁신법‧인터넷전문은행법‧윤창호법‧김용균법 등 임기 내 처리 법안을 두고 자신의 공을 자평했다. 

    특히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도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국당의 불법, 폭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사법개혁을 위한 원내 발판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주목'… 싸움판은 후임자에게  

    여권에서도 홍 원내대표가 선거법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관철에 큰 역할을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에 홍 원내대표의 연임을 요청하는 여론이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를 통해 조성되기도 했다. 청원인 twitter-***는 “전쟁 중에 장수를 교체할 수 없다”며 “패스트트랙 안건을 끝까지 마무리할 임무가 홍 원내대표에게 남아있다. 패스트트랙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될 때까지 홍 원내대표가 연임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현재 청원 동의자 5000명을 넘어섰다. 또 다른 홍 원내대표 연임 청원글 역시 동의자가 약 2000명을 기록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국면에 들어가며 의원들 사이에 홍 원내대표 인기가 매우 높아졌다”며 “홍 원내대표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돌아가시기 전 ‘선거제 개혁안을 반드시 관철시키자’고 함께 약속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홍 원내대표의 의지가 남달랐다. 개혁안 패스트트랙을 결국 이뤄낸 건 홍 원내대표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대야 협치에서는 다소 부족한 면모를 보였다는 부정적 평가도 크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채 패스트트랙을 강행한 탓이 크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패스트트랙 대치국면에서 여야 4당과 한국당 사이에 몸싸움이 불거진 직후 한국당 의원들을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전장의 선두에 선 바 있다. 한국당은 현재 개혁안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며 무기한 장외투쟁을 선언한 상황이다. 결국 홍 원내대표의 후임자는 경색된 정국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홍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한국당에 날을 세우는 모습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정기국회 예산안이 끝나고 나서 여야 관계가 가팔라졌다”며 “1~2월 임시국회 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면 얘기하는 게 딱 세 가지였다. 1번 국정조사, 2번 특검, 3번 패스트트랙 반대였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가 언급한 시점은 나 원내대표가 취임한 이후로, 여야 대치국면의 책임을 사실상 나 원내대표의 대여공세 탓으로 미룬 셈이다. 

    홍 원내대표는 또 “내가 부족한 게 많다는 생각이 있다”면서도 “예전에는 여야가 정치적으로 입장이 달라서 싸우더라도 탄력근로제 및 최저임금제도 개선 등과 같은 민생법안은 처리했다. 나 원내대표와는 그런 것들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특검·국조·패스트트랙 말고 여야 간 대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홍 원내대표는 경색정국을 풀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 오전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말 홀가분한 마음으로 임기를 마치고 싶었지만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며 “임기 안에 노동관계법·빅데이터3법을 비롯한 경제활성화법, 추경안을 처리하려 했는데 마무리짓지 못하고 떠나게 돼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