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남측 지역서 1시간 동안 '평화 퍼포먼스'…북한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 찬물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만난 4·27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문화 행사가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독일 등의 주한 외교사절단과 유엔사 군사정전위 관계자, 서울시와 경기도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참여하지 않아 남측 단독으로 진행됐다.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약 1시간 동안 '먼, 길',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평화 퍼포먼스' 행사를 열었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지난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처음 마주했던 군사분계선과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던 도보다리 등 판문점 6곳에서 대중음악과 클래식 공연,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쳤다.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난 군사분계선에서는 미국의 첼로 거장 린 하렐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을 연주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기념식수를 한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옆 잔디밭 길에서 일본인 플루티스트 타카기 아야코가 작곡가 윤이상의 곡을 연주했다. 

    남북 정상이 단둘이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에서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바흐의 샤콘느를 연주했다. 

    양 정상이 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던 곳에서는 중국 첼리스트 지안 왕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하고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인 '바람의 빛깔'을 불렀다.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가수 보아는 정상회담 장소였던 '평화의 집' 맞은편 잔디에서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 공연을 선보였다. 

    마지막 순서로 작곡가 겸 연주가 정재일, 소리꾼 한승석,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미디어 파사드'(외벽영상)와 함께 '저 물결 끝내 바다에'라는 곡을 평화의 집을 무대로 공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기념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문 대통령은 영상에서 "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주민들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행사 계획을 통지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북한은 이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통해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으로 치닫던 과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겨레의 지향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기대에 역행해 북남선언들에 대해 '북의 이익만 반영된 일방적선언', '북 퍼주기 선언', '북에 무장해제 당한 굴욕적인 문서'라고 헐뜯어대면서 북남관계를 반목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려보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25일에도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 행위는 북남관계를 더욱 위태로운 국면으로 떠밀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문에서 "남조선당국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 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