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단계적 비핵화 관련 논의"… 외신들 "북, 철도 건설과 희토류 거래 요청할 것"
  • ▲ 24일 새벽 러시아로 출발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4일 새벽 러시아로 출발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4일 새벽 평양을 출발한 김정은이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간) 러시아 국경에 진입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김정은은 러시아 환영단에게 빵, 소금, 꽃다발을 받은 뒤 열차에 올라 최종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했다. 김정은이 정상회담에서 나눌 의제에 대한 이야기도 슬슬 나오고 있다.

    김정은, 러시아 국경 통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의 전용열차는 러시아 국경에 해당하는 두만강 철교를 건너 접경 지역 하싼 역에 정차했다. 김정은은 러시아 환영단을 만난 뒤 다시 열차를 타고 떠났다.

    <타스 통신>은 김정은 환영단에 참석한 ‘나탈리아 카르포바’ 하산 지역 의회 의원을 인용 “지금쯤 김정은은 ‘김일성의 집’ 박물관으로 가는 중일 것”이라고 전했다. 소련이 1986년 김일성의 방문을 앞두고 하싼 지역에 세운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을 현지에서는 ‘김일성의 집’이라고 부른다.

    통신은 “김정은의 전용열차는 하싼 역을 떠나 연해주 우수리스크로 향할 예정으로, 260km 가량 떨어져 있다”면서 “철로가 단선이어서 통상 7시간 가량 걸린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이 탄 열차는 우수리스크에서 다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 방향으로 갈 예정이다. 목적지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2시간 소요된다.

    러시아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김정은은 24일 오후 5시를 전후로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도착 후 환영만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수행인사 가운데 김영철·김혁철 빠져

    북한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의 러시아행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230여 명의 수행원을 대동하고, 전용열차 편으로 러시아로 향했다. 주요 수행원은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간부 부장 김평해, 노동당 정치국 위원 겸 예산위원장 오수용, 외무상 리용호,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길, 외무성 제1부상 최선희 등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들 이외에도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 관계자들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 ▲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양에 남아 김정은 일행을 배웅한 인사로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제1부위원장, 박봉주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알려진 데 따르면, 김정은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 리설주는 데려가지 않았다. 김여정은 방러 선발대로 지난 23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김정은, 푸틴 만나 무슨 이야기 나누나

    한편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는 여전히 관심사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렘린 궁은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하며 ‘단계적 비핵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궁 외교보좌관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러-북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독일과 일본 등 외신들은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경제지원 요청과 대북제재 해제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은 러-북 정상회담의 러시아 측 대표단에 교통부 장관, 철도회사 사장, 에너지부 차관 등이 포함된 것을 두고, 김정은이 러시아에 철도 건설, 전력망 건설 등 사회간접시설 투자와 희토류 거래 등을 요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NHK는 러시아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6자 회담 재개를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