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횡령 등 혐의 부인... 구속 여부, 19일 늦은 밤이나 20일 새벽께 나올 듯
  •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 등을 제공한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뉴시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 등을 제공한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뉴시스
    김학의(62)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 등을 제공한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58)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됐다. 윤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19일 밤, 늦어도 20일 새벽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예정 시간인 오후 2시40분보다 한 시간가량 이른 오후 1시4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체포된 피의자 신분의 윤씨는 구치감을 통해 법정으로 곧바로 이동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윤 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40분부터 약 1시간10분 진행된 후 종료됐다.

    "검찰, 이제 와서 다시 조사하는 것 자체가 억울"

    윤씨는 이날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해졌다. 그는 사기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과거 수사를 받았음에도 다시 조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씨 측 변호인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윤씨가 '(과거 수사를 받은 뒤) 재기해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검찰이 과거에 잘못 해놓고 이제 와서 다시 조사하는 것 자체가 억울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들도 해병대 나오고 장교로 전역해 성실히 살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 터져 힘들고 죽고싶다"는 윤씨의 발언도 전했다.

    윤씨는 '별건 수사' 논란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별건 수사는 수사기관이 본래 수사하려는 사건에 대해 구속 요건이 구비되지 않은 경우 이 수사에 이용할 목적으로 구속요건이 구비된 다른 사건으로 수사하는 것을 말한다.

    윤씨 측 변호인은 "그 부분(별건 수사)을 중심으로 주장을 했다"면서 "판사가 먼저 '여론을 보니 별건 수사라는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피의자가 받고 있는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소명했다"고 했다.
  • ▲ 윤중천 씨.ⓒ뉴시스
    ▲ 윤중천 씨.ⓒ뉴시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 이른바 '김학의 수사단'은 지난 17일 윤씨를 사기 등 혐의로 체포했다. 다음날인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3개 혐의로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윤씨는 2008~2015년까지 부동산 개발업체 공동대표로 일하면서 골프장 인허가를 약속하며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인허가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2017년 말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자신이 대표로 있던 건설업체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2012년과 2015년 검찰 수사를 받던 한 사업가에게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돈을 뜯어내고, 감사원 소속 공무원에게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정황도 있다.

    윤중천, 검찰 조사에선 '묵비권' '혐의 부인'

    윤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김 전 차관의 뇌물이나 성접대 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제공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2008년 3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윤씨는 이 별장에서 김 전 차관과 함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성폭행 혐의에 대해 두차례 수사 끝에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편 이번 수사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가 지난달 25일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과거사위는 윤씨가 2005~2012년 사이 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라고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검경이 계좌추적을 하지 않았고, 뇌물 혐의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없었다는 점 등을 권고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