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국제무대서 '태극기' 거의 안달아…'성조기' 트럼프, '일장기' 아베와 비교
  •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옷깃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배지가 달려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옷깃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배지가 달려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옷깃에 태극기 배지가 아닌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배지를 달아 논란이 일었다. 정상회담에서는 통상 자국 국기가 새겨진 배지를 다는 외교적 관례를 따르지 않은 데다, 국제무대에서 국내행사 배지를 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배지를 상의에 달고 참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성조기 배지를 달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공식 국빈방문 행사에서도 대부분 태극기를 달지 않았다. 2017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는 달고 나왔지만, 이후 대부분의 정상회담이나 국제 외교무대에선 배지 없이 참석했다. 이 같은 모습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대통령께서는 왜 태극기 배지를 달지 않는지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외교부 "규정 없고 의전 정해진 바 없어" 

    외교부 관계자는 "정상회담 때 국기 배지 다는 것이 어떠한 규정이나 관행도 아니고, 외교적 의전사항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라며 "외교부 차원에서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선 어떤 배지를 달아야 한다는 식으로 정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 시기에 맞는 의미 있는 배지를 다는 경우도 종종 있고, 아예 달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같은 경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태극기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판단하에 그 배지를 단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최근 벨기에 국왕 방한했을 때도 태극기 대신 100주년 배지를 착용했고, 캄보디아 방문 때는 아예 배지를 달지 않기도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때는 태극기 배지 대신 브로치를 단 경우가 많았고, 이명박 대통령 때도 태극기 배지를 안 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2017년 7월 6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일 정상 만찬이 열린 주함부르크미국총영사관에서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옷깃에만 자국 국기 배지가 안 달려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2017년 7월 6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일 정상 만찬이 열린 주함부르크미국총영사관에서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옷깃에만 자국 국기 배지가 안 달려 있다. ⓒ뉴시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태극기 배지 ‘외면’은 해외 정상들의 자국 국기 배지 ‘사랑’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대통령의 경우 정상회담이나 공식 업무에선 거의 성조기 배지를 단다. 일본 아베 총리도 일장기를 달고 자주 나선다. 2017년 독일에서 열린 G20 행사에서 한·미·일 정상이 나란히 섰을 때 문 대통령 옷깃에만 국기 배지가 없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외국 정상들은 그만큼 국기에 대한 자긍심 자랑스러움을 표현·표창하기 위해 그러는 것인데,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간다면 태극기 달고 나가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한반도기를 단다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도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는 정치인이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태극기 배지를 달고 다니니 '태극기부대가 됐느냐'는 농담을 많이 듣는다"면서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얼이 깃든 태극기의 정신을 바로 세워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어야겠다는 저의 의지가 이 태극기 배지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