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권 중간평가… 통영고성 한국당 정점식 유력, 창원성산은 '진보 단일화 무산' 변수
  • ▲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 여영국 정의당 후보. ⓒ박성원 기자
    ▲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 여영국 정의당 후보. ⓒ박성원 기자
    4·3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PK(부산‧경남) 지역에 전운이 감돈다. 2일 각 당 지도부는 일제히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으로 총출동,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현재 창원 성산에서는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와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번 보선은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권 중간평가’라는 의미가 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다. 

    창원 성산에는 강기윤(자유한국당)·이재환(바른미래당)·여영국(정의당)·손석형(민중당)·진순정(대한애국당)·김종서(무소속) 등 후보들이 난립했다. 창원 성산은 ‘진보정치 1번지’로 분류될 만큼 진보세(勢)가 강한 지역이다. 권영길‧고(故) 노회찬 의원 등이 이 지역에서 배출됐다.

    진보진영 표 분산 가능성 여전

    이 같은 지역 성향을 반영하듯 초반에는 여 후보가 권민호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내달리며 판세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손석형 민중당 후보와 단일화하지 못하면서 진보진영의 표 분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의당에서 연일 맹공세를 펼치는 ‘황교안 대표의 축구장 유세’가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한국당은 “사전에 선관위가 허용했다”고 주장하고, 경남선관위는 “경미한 사안”이라며 행정조치로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한국당 측에서 “정의당도 ‘농구장 유세’를 펼쳤다”고 맞받아쳐 양 당의 흠집 내기 수준에서 그칠 전망이다. 

    정의당 측은 농구장 유세와 관련 “공식 선거운동 전인 지난달 2일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 경기를 관람한 바 있지만, 일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여 후보가 착용한 머리띠(5 여영국)는 경기장 밖 선거운동용으로, 경기장 내에서는 자체영상 촬영 후 탈착하고 경기 응원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경남선관위는 이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고성, 여론조사서 한국당 ‘1위’

    반면 통영‧고성은 지금까지 한국당 계열 후보가 한 번도 의원직을 놓치지 않은 곳이다. 20대 총선에서는 한국당 후보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투표 당선되기도 했다. 그만큼 민주당에는 ‘험지’다.

    이번 보선에서도 한국당은 낙승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의 정 후보가 1위를 싹쓸이했다. 반면, 민주당은 6·13지방선거에서의 기세를 몰아 ‘샤이 민주당’ 표심을 기대하는 눈치지만 판세를 뒤집기는 힘들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전망이다.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통영시장에 당선되기는 했지만 표차는 불과 930표(1.3%p)로 미세했다.

    이번 보선은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짙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PK 지역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첫 전국단위 선거였던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이곳에서 민주당이 승전보를 울리며 탄핵정국 이후의 동력을 확보했다.

    그런데 1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보선에서 다시 2곳을 모두 보수진영에 내주면 민주당으로서는 정치적 상흔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선거 초반만 해도 유세에 다소 미온적이던 민주당이 막판 총력전에 가담한 것도 이 같은 까닭이라는 해석이다.

    각 당 지도부 창원과 통영‧고성으로 총출동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야는 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으로 총출동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두 지역을 전방위로 훑으며 지원유세에 나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창원에 ‘올인’했다.

    이 대표는 오전 국회 일정을 마친 뒤 통영으로 내려가 오후 2시부터 본격적으로 유세전을 펼쳤다. 이 대표는 충무데파트 등 지역 상가를 돌며 양문석 후보에 한표를 호소했다. 이후 창원으로 이동해 상남동에서 정의당과 합동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오전 6시부터 창원 새벽시장을 찾았다. 이후 통영으로 이동, 지역 시장을 방문해 정점식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오후에는 유세차량을 타고 지역을 돈 뒤, 오후 7시30분부터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강기윤 후보와 마지막 유세를 펼친다. 이어 시내버스 차고지에서 기사들을 만나 한표를 호소하며 선거운동에 마침표를 찍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유세차를 타고 지역 곳곳을 누볐다. 오후에는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에 대한 마지막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이후 오후 4시 상남시장으로 이동해 이재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다.

    마찬가지로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마지막 표심 잡기에 나선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오후 8시께 상남시장 유탑사거리를 찾아 마지막 유세를 펼친다. 마지막 유세에는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가세한다. 이 대표는 이미 ‘48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