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참사' 낸 조국·조현옥 경질요구에 "문제가 없으니 조치도 없다" 고집
  • ▲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청와대
    ▲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나머지 5명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임명 불가 입장이지만,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인사 검증 문제가 도마에 오른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야당의 경질 요구도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교체되지 않고 살아남은 '유이(有二)'한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다.  

    한국당은 박영선(아들 이중국적‧다주택 논란)·김연철 후보자(막말 논란) 만큼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청문보고서 채택도 거부했다. 진영 행정안전부·문성혁 해양수산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첨부해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른 후보자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가 없냐'는 질문에 "현재로썬 없다"고 답한데 이어 1일 오후 브리핑에선 인사 책임자들에 대한 경질 여부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것은 없다. 문제가 없으니 조치도 없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특히 조동호 후보자가 아들에게 포르쉐를 사줬다는 논란을 언급하며 "조동호 후보자의 아들이 포르쉐를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 청문회 이전에 검증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이라며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도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 기준으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외국에 있으니 당연히 외제차를 타지 않았겠나. 미국에서 3000만원 상당의 벤츠·포르쉐를 타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들 나머지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추가조치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청와대의 기류에 한국당 등 야권이 거세게 반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개각 인사는 인사 참사이며, 문재인 정부의 개각 2기는 모두 자격 미달"이라며 "2명의 비코드 인사가 낙마한 것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지키려 하고 있는 꼼수,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일 "국민정서와 눈높이가 안맞닸다는 것이 바로 검증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아니냐"며 "검증 역량이 목불인견 수준으로, 조국, 조현옥 수석을 문책하는 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제는 조국 수석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때"라며 "검증 책임을 갖고 있는 조국 수석이 도무지 무엇을 하고 있느냐. 조 수석은 대통령을 지키기보다 자기 정치에 바쁜 사람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청와대는 무오류 주석궁이 되고 싶은 것 같다"며 "자신들이 지명한 조동호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사유를 조국 수석 탓이 아니라 후보자 탓으로 돌렸다"고 지적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최정호 후보자의 투기의혹과 조동호 후보자의 해외 부실 학회 참석은 도저히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라며 "인사검증 시스템의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김의겸 대변인의 '부동산 몰빵' 투자와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 검증 실패 등으로 인한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면서도, 나머지 장관 후보자 5명을 사수하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조국, 조현옥 수석이 저지른 '인사 참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조만간 경질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2년 동안 차관급 이상 고위직 낙마자는 11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