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A 2대 인수식… "전투력 막강, 동북아 공군력에 변화" 의미 크지만 행사 초라해
  • ▲ 한국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 F-35A. ⓒ방위사업청 제공
    ▲ 한국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 F-35A.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 F-35A 2대가 국내에 도착했다. 방위사업청(청장 왕정홍)은 29일 오후 2시 F-35A 2대가 운영기지인 청주공군기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밝혔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F-35A 스텔스 전투기는 안정적 사업관리를 통해 이미 마련된 일정에 맞춰 정상적으로 도입되는 중”이라며 “주변국들의 스텔스기 도입에 따른 대응을 비롯해 공군의 작전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F-35A 인수식은 과거 다른 공군전력을 도입할 때와 크게 다른 모습이다. 군 당국은 행사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F-35A 인수식은 청주공군비행단장(공군 준장)이 주관했다. 대통령은커녕 국방장관도 행사에 오지 않았다. 방사청장도 보도자료만 배포하고 참석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날 F-35A 인수식과 관련해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은 행사에 참석하기는 하는데, 그 전에 F-35A 점검과 안전진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극마크가 달린 F-35A는 언제 공개하느냐는 질문에 군 관계자는 “국민들께 보고는 전력화행사로, 이때는 국방장관이 주관할 것”이라고 답했다.

    F-35A는 동북아 공군전력 균형에 변화를 일으킬 스텔스 전투기다. 그럼에도 그 인수식은 과거 F-15K 블랙이글 전투기나 E-737 피스아이 인수식 때와 비교해 너무 초라하다.

    軍 전력 강화, 나서서 축하했던 노무현·이명박·박근혜

    2005년 3월16일(현지시간) 미 세인트루이스 보잉 공장에서는 한국공군의 F-15K 슬램이글 인수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이한호 공군참모총장이 참석했다. 당시 군은 “국민들에게 하루빨리 F-15K를 보여드리기 위해 제조사 측과 인수시간을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 ▲ 1969년 9월 박정희 대통령이 첫 F-4 팬텀 전투기 부대에 부대기를 건네는 모습. ⓒ공군 제공.
    ▲ 1969년 9월 박정희 대통령이 첫 F-4 팬텀 전투기 부대에 부대기를 건네는 모습. ⓒ공군 제공.
    F-15K 슬램이글은 같은 해 10월7일 성남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인수 및 전력화 행사 전에 우선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2005 서울에어쇼’ 때 공개된 F-15K 슬램이글은 큰 인기를 끌었다. 에어쇼 개막식에는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후 12월12일 대구공군기지에서 열린 전력화행사 및 명명식 때는 윤광웅 국방장관, 김성일 공군참모총장, 유재건 국회 국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공군의 숙원사업이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인수식도 거창하게 열렸다. 2011년 9월 김해공군기지에서 열린 E-767 피스아이 인수 및 명명식은 김관진 국방장관 주관으로 열렸다. 행사에는 이희원 대통령안보특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고, 박종헌 공군 대장을 비롯해 전·현직 공군참모총장, 블랙이글스의 축하비행까지 있었다. 2013년 5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전력화행사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군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인수식 또는 전력화행사 때 참석하는 것은 국산무기에 한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한 ‘수리온’과 ‘T-50 골든이글’은 각각 유럽 EADS 산하 유로콥터,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제공한 설계도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어서 ‘국산 무기에 준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석한 것은 한국군 전력과 향후 전략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E-767 피스아이 인수 및 명명식 때 이명박 대통령이 축사를 보낸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동북아에서 공군력이 가장 약한 한국공군에 F-35A 도입은 1969년 9월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F-4D 팬텀 전투기를 도입한 것과 같은 가치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한국군 전력 강화보다 다른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대통령이나 장관이 관심을 기울이든 말든 F-35A는 예정대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한국군은 이미 지난해 말까지 6대의 F-35A를 미국 현지에서 인수했다. 이번에 들어온 2대는 그 중 일부다. 2019년에는 10대를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다. 2021년까지는 40대 모두 인수해 전력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