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대책 쏟아내던 작년 7월… 김의겸 대변인, 16억 빚내 25억 재개발 건물 매입
  •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7월, 은행대출 등 16억원의 빚을 지고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구역에 위치한 25억7000만원 상당의 건물을 구입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김 대변인이 건물을 매입한 시기는 정부가 2017년 8‧2대책, 지난해 9‧13대책 등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규제를 쏟아내던 시기다. 이런 시기에 청와대 대변인이 빚을 내 수십억원대 부동산 투자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날 정부공직자윤리위가 공개한 '2019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지난해 7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소재 2층짜리 복합건물(주택+상가)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지역은 '흑석뉴타운 9구역'으로, 2022년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롯데건설이 사업을 수주했다. 
    김 대변인은 이 건물을 구입하기 위해 모두 16억4579만원의 빚을 졌다. 아내 명의로 KB국민은행에서 10억2079만원을 대출받았고, 아내 명의의 '사인 간 채무'도 3억6000만원 발생했다. 흑석동 건물 세입자에게서 받은 보증금 2억6500만원도 건물을 매입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아내의 퇴직금 2억775만원, 청와대 대변인 임명으로 거주지를 관사로 옮기면서 돌려받은 기존 거주지의 전세보증금 4억8000만원까지 모두 그러모아 건물 매입비로 쓴 것으로 보인다.

    재산 2배 넘는 돈 끌어모아 건물에 '올인' 

    김 대변인은 지난해 12억125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년만에 재산의 2배가 넘는 돈을 그러모아 재개발 예정지 건물을 사는 데 '올인'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결혼 이후 30년 가까이 집이 없이 전세를 살았다. 그러다 지난해 2월부터 청와대 관사에서 살고 있는데, 언제 나갈지 알 수 없는 자리"라며 "제가 청와대 나가면 별 수익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 상가 임대료를 받아서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투기라는 것은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아니면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 둘 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취재팀을 이끌었던 김 대변인은 지난해 2월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3년 전 칼럼서 "공직 뒷전" 靑 참모들 비판하더니...

    김 대변인은 2016년 10월26일자 <한겨레신문>에  '안종범 선생이라 불린 경제수석'이라는 칼럼을 썼다.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최순실) 회장님의 지시사항이 우선이니 경제수석에서 정책조정수석으로 이어지는 청와대의 공직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사이 나라경제는 엉망이 됐다. 바다에서는 한진해운이 가라앉고, 땅에서는 부동산 값이 치솟고 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거리를 헤매고, 집 없는 사람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부끄럽지만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국가공무원은 '투잡'이 금지돼 있다. 정신을 딴 데 팔면 나랏일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중히 권고드린다. 하나만 하시라. 청와대 수석이 주업인지 부업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