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시설 복구' 알면서도 文, 대북경협 사업 속도 …한미공조 '균열'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기지인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복구 정황에 이어 탄도미사일 생산거점인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연구단지에서도 활발한 물자 이동 정황이 국가정보원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도발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은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전면에 내세워 "제재 강화" 메시지를 던지는 등 북한을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철도 연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며 미국과 엇박자를 내 한미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5일 정보위 간담회에서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종합연구단지에서 물자 운송용 차량의 활동이 포착된다"고 보고했다.


    산음동 미사일종합연구단지는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과 로켓엔진을 시험하는 곳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이 생산된 곳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ICBM 발사기지인 동창리 서해미사일발사장의 복구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폐기를 약속하고 시설 일부를 해체했다.


    하지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현지시간) 지난 2일 촬영한 동창리 일대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북측이 장거리 미사일시험장을 서둘러 재건(rapid rebuilding)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도 같은 날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동창리에 있는 서해미사일발사장을 재건(rebuild)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해체됐던 미사일발사장의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작업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같은 날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궤도식 이동 건축물이 다시 조립되고 있으며, 기존보다 높은 벽이 세워지고 새로운 지붕도 추가됐다"고 전했다.


    北 활동, 하노이회담 이후인지는 불분명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하노이회담 이후 시작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회담 이후 시작된 것이라면 제재 완화를 거부하고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미국 압박용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2차 미북정상회담 이전부터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정상가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7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군사정보당국은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정보는 한미 간에도 완벽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하노이회담 전인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사업까지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회담 다음날인 지난 1일에는 3ㆍ1절 경축사를 통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고,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는 "남북협력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