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우리 곁의 난민’ 토크콘서트… "난민법 개정시 입법 취지 강조" 주문
  • ▲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회는 2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토크콘서트 '우리 곁의 난민'을 개최했다.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회는 2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토크콘서트 '우리 곁의 난민'을 개최했다. 이종현 기자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제주 예멘난민 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소를 위한 정부‧여당의 역할을 촉구했다. 난민이 ‘혐오‧차별’ 대상이 아닌 ‘보호’ 대상이라는 국민적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난민법 개정 시 입법 취지 강조’ ‘대정부 메시지 전달’ ‘차별‧혐오방지법 도입’ 등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청년정책 토크콘서트 ‘우리 곁의 난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 예멘 출신 난민지위인정자 이스마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이일,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대표 김영아 씨 등이 참여했다. 

    첫 발제에 나선 배우 정우성 씨는 지난해 제주 예멘난민 수용을 두고 국민의 찬반이 크게 엇갈렸던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씨는 ‘예멘 난민 신청자가 대한민국에 가져온 것들’이라는 주제로 “제주도에 도착한 500명 중 대다수가 젊은 남성이다. 일부는 이들이 젊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잠재적 범죄를 우려했고, 이들이 ‘진짜 난민’일 리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힘 없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이 난민이 될 자격이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중 누구라도 내전과 박해로 인해 난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이어 ‘난민을 보호하겠다’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약속 이행을 위해 정부‧여당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정씨는 “침착하게, 지속적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난민이 어떤 사람들이며 국가가 어떤 엄격한 절차를 통해 이들을 수용, 보호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지닌 책무 등에 관한 인식개선활동을 정부‧여당에서 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예정된 ‘난민법 개정안’에 난민법의 본래 입법 취지가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는 심경도 전했다. 정씨는 “대한민국 난민법은 아시아 지역 최초의 난민인정 절차 및 권리 전반에 관한 독자적 법률로, 대한민국을 난민보호국으로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데 공헌해 왔다”며 “이 같은 난민법의 입법취지를 강화, 대한민국의 난민 보호 시스템을 더욱 통합적이며 견고하게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난민보호제도 정착 필요성을 위한 대정부 역할을 역설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정부의 대사회 메시지 전달’ ‘정부의 차별과 혐오 방지 책임’ 등이 나왔다. 난민법이 제정됐지만 난민 보호 취지와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이일 변호사는 “난민을 시혜적 대상으로서 ‘차별을 감수하는 것이 마땅한 10등 시민’이 아니라 한국사회 속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할 구성원이라는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난민제도의 후퇴가 아닌 명확한 난민보호 취지 방향으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 또는 ‘난민 포함 외국인들에 대한 혐오선동금지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영아 대표는 지역‧이념‧세대‧젠더갈등 등으로 ‘혐오문화’에 물든 청년층을 ‘심정적 난민’에 비유하며 “청년과 난민은 배제 대상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난민과 청년이 보편적 인간이며 동시에 각자 특유한 개인사와 경험, 특징, 능력을 지닌 존재임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은 난민 발생에 책임이 없는데 왜 난민을 수용해야 하느냐"는 청중의 질문도 나왔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가장 내세우는 논거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배우 정우성 씨는 “우리 국가는 평화주의이고 폭력을 지양하기 때문에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하지만 우리 역사에도 분명 난민이 있었다. 우리 뿌리의 아픔을 이해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인도주의적 책임론을 강조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인사말에서 6월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정기조사를 인용 “예멘난민 수용 반대에 20대는 70%, 30대는 66%, 40대는 43% 등의 결과가 나와 2030세대에서 난민 혐오와 차별 정서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청년층에서 오히려 난민에 적대적 감정을 갖고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위원장은 “용기라는 건 자신이 조금 손해볼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최빈국이었을 때 국제사회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많이 받았다. 이제는 우리가 돌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배우 정우성. 이종현 기자
    ▲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배우 정우성.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