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시리아 200회 공습”밝혀… 북한 방어망도 스텔스 못 막을 것
  • ▲ 러시아가 2018년 9월 시리아에 배치한 S-300 대공미사일.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러시아가 2018년 9월 시리아에 배치한 S-300 대공미사일.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스라엘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시리아 다마스커스 주변의 군시설과 이란군 기지를 파괴했다고 밝힌 사실이 새삼 화제다. 관심은 시리아군이 아니라 러시아가 이들에게 제공한 대공미사일 체계와 이를 뚫은 이스라엘군에 쏠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월13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이스라엘 공군이 다마스커스 국제공항에 있는 이란군 무기창고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 군은 시리아에서 군사요새를 구축하려는 이란군을 저지하는 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당시까지 수백 건에 걸쳐 시리아 공습작전을 단행한 사실을 밝혔다.

    이스라엘, S-200도 뚫고, S-300도 뚫고

    그동안 시리아에 대한 무력사용을 확인해주지 않던 이스라엘 정부의 행동은 눈길을 끌었다. 이스라엘 언론은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자극하려는 행동”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안보전문가들은 2018년 2월부터 1년 동안 이어진 시리아 공습작전의 의미를 다른 곳에서 찾았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자국 정찰기 IL-20이 시리아군의 S-200 대공미사일에 격추돼 장병 15명이 사망하자 열흘 뒤 S-300을 시리아 현지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자국 정찰기 뒤에 숨어 비행하는 바람에 시리아 미사일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사실 S-200도 시리아가 이스라엘 공군을 막지 못하자 러시아가 2017년 2월 제공한 무기였다.

    지난해는 물론 올 초까지도 다마스커스 일대 공습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S-300으로 구축한 대공망을 뚫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처음에는 “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F-35I 스텔스 전폭기로 이룬 전과”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F-35I를 사용한 공습은 많지 않았고, 대부분 F-16I를 동원했다고 한다.

    F-35I가 시리아 공습에 참여한 사실은 지난해 5월 알려졌다. 당시 아미드 노킨 이스라엘 공군사령관은 “우리는 세계 최초로 F-35를 실전에 투입한 셈”이라며 “F-35I는 이미 다양한 작전에 참가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공군의 F-35I는 이미 두 개의 전선에서 두 차례의 실전을 치렀다”고 밝혔다. 이는 시리아 내 이란군 기지뿐 아니라 레바논을 거점으로 하는 친이란계 테러조직 헤즈볼라 공습도 시행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괴된 중국의 신형 레이더망

    몇 달 뒤 외신을 통해 전해진 데 따르면, F-35I는 주로 시리아 방공망의 레이더 파괴를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중국이 “F-35는 물론 F-22도 포착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던 신형 레이더 JY-27이 이스라엘 공군의 F-35I에 박살났다. 덕분에 이스라엘 공군이 F-35에 붙인 별명 ‘아디르(Adir, 권세)’가 어울린다는 평가가 나왔다.

  • ▲ 이스라엘 공군의 F-35I와 F-16I. F-16I는 컨포멀 연료탱크를 부착해 다른 F-16보다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이스라엘 IAI 공개.
    ▲ 이스라엘 공군의 F-35I와 F-16I. F-16I는 컨포멀 연료탱크를 부착해 다른 F-16보다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이스라엘 IAI 공개.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F-35I의 시리아 공습은 2018년 2월 이스라엘 공군의 F-16I가 공습작전 중 격추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적에 의해 우리 전투기가 격추된 것은 36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F-35I가 작전에 투입된 것은 그 이후로 추정된다. 

    F-35I가 시리아 방공망에 구멍을 낸 뒤에는 F-15I나 F-16I로도 시리아군과 이란군을 유린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군이 이스라엘 전투기를 요격하지 못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추렸다. 첫째는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시리아 방공망을 너무 잘 안다는 점, 둘째는 시리아군이 전투기 요격을 너무도 못한다는 점이다. 영국 통합연구소의 공중전 전문가 저스틴 브롱크는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를 공습할 때 분명 강력한 전자전을 벌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이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시행한 시리아 공습은 200여 차례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격추당한 이스라엘 전투기는 2018년 2월 단 한 대였다. 이후 지금까지 이뤄지는 수많은 공습에 F-15I와 F-16I를 동원했다는 사실은 우리 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군과 중국군의 방공망 뚫으려면

    북한은 시리아보다 무장이 잘돼 있다. ‘러시아판 사드’라 불리는 S-400은 자금 사정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보유하지 못했지만 S-300PS 대공 미사일은 보유했다. 이를 개량한 KN-06(북한명 '번개 5호') 지대공미사일도 생산 중이다. 

    북한군은 KN-06이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맞먹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 S-300 미사일체계를 기본으로 한다. 북한군이 보유한 S-300은 지상부대용 V계열이다. 길이 7m, 폭 0.9m, 탄두중량 100~130kg이며, 사거리는 최대 90km 정도다. 최고속도는 초속 1.7km(마하6)에 달한다.

    1980년대 초 S-300이 처음 나왔을 때는 전세계 항공기 대부분에 큰 위협이 됐다. 그러나 스텔스 전폭기가 실용화되고 보통 전투기에서도 강력한 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3세대 이하의 구형 전투기에만 위협으로 남았다.

    북한군이 중국으로부터 기술을 받았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HQ-9 미사일을 봐야 한다. HQ-9은 옛소련의 S-300V2를 기반으로 만든 미사일이다. 길이는 6.8m, 발사총중량은 1.3t으로, 기존의 S-300보다 조금 작은 크기다. 하지만 탄두중량은 180kg으로 더 크다. 사거리는 최대 120km에 이른다. 구형은 레이더를 저고도용과 고고도용으로 나눠 사용했지만, LLQ-305A라는, AESA를 장착한 신형은 통합해 사용한다.

    북한은 이를 더욱 개량한 ‘번개 6호’의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번개 7호’는 개발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판 패트리어트”라며 우리 공군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리아의 S-200과 S-300 방공망을 뚫은 이스라엘의 사례를 보면 북한의 대공망도 스텔스 전투기와 전자전기로 무력화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 군이 자체적인 전자전기 도입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미군이 EC-130H와 같은 강력한 전자전기를 배치하지 않으면 북한의 방공망을 어찌해볼 방법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