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시리아로 넘어가 IS 가담한 20대 호다 무타나… 폼페이오 "미국 입국 불가능"
  • ▲ 무타나 측 변호사가 공개한 호다 무타나의 사진ⓒ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타나 측 변호사가 공개한 호다 무타나의 사진ⓒ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활동하다 18개월 된 아들과 함께 귀국을 희망한 앨라배마주 출신 여성 호다 무타나에게 미국이 입국불허 방침을 세웠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성명에서 “호다 무타나는 미국시민이 아니며 미국 입국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는 유효한 미국 여권도, 여권을 발급받을 권리도, 미국을 여행할 비자 등 어떠한 법적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어 “우리는 모든 미국시민에게 시리아로 여행가지 말라고 지속적으로 강하게 공지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 발표 후 트위터를 통해 “내가 직접 폼페이오 장관에게 무타나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혀 해당 조치가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임을 밝혔다.

    올해 24세인 무타나는 대학생이던 2014년 말 IS에 가담하기 위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갔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인이여, 모두 깨어나라! 우리의 가장 큰 적 아래 살면서 해야 할 일이 많으니 그만 깨어나라!”면서 “차를 몰고 나가 미국인들이 피를 흘리게 하라. 대형트럭을 빌려 재향군인의 날, 애국 기념일, 전몰장병 추모일 등과 같은 국경일에 그들을 살해하라”고 촉구하는 등 극단주의적 IS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타나는 각각 호주·튀니지·시리아 출신 IS 전사와 세 번 결혼했으며, 이 중 두 명은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18개월 된 아들을 한 명 둔 그는 쿠르드군의 공격 때 탈출을 감행해 현재 쿠르드군 치하 수용소에 머무른다.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무타나는 “IS에서의 지난 4년의 세월은 상당히 충격적 경험이었다”며 “우리는 굶주림에 시달렸고, 풀을 뜯어 먹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리아로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19살이었고, 그때는 너무 어리고 무지했다. 무지했던 것을 용서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신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나는 세뇌당했고, 나의 친구들은 여전히 세뇌당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두 번째 기회를 주는 나라로 알고 있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중동으로는 절대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시민권이 없다는 이유로 무타나의 입국을 거부한 미 국무부의 견해에 무타나의 변호인 측은 그가 유효한 미국여권을 소지했고, 미국시민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람은 수정헌법에 따라 ‘출생시민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무타나의 아버지가 외국 외교관이었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무타나 측은 예맨 외교관 출신인 무타나의 아버지는 딸이 태어나기 몇 달 전부터 더 이상 외교관 신분이 아니었다면서 이 같은 해석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또, IS에 가입하기 전 미국여권을 소지했다면 분명 여권이 발급될 당시 무타나가 미국시민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겠느냐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여권을 발급받았더라도 추후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여권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팔라디노 대변인은 “시리아에서 미국시민권자들의 상황은 매우 복잡해 더욱 세부적으로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무타나 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 샤미마 베굼ⓒ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샤미마 베굼ⓒ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국정부는 IS 가담자 시민권 박탈
    한편, 영국정부도 19일(현지시간) 무타나와 비슷하게 IS에 가담했다 귀국을 희망한 샤미마 베굼이라는 19세 여성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BBC에 따르면, 1981년 제정된 영국 국적법은 공익에 부합한다는 내무부장관의 판단이 있을 경우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다. 다만, 시민권을 박탈할 당시 무국적자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영국정부는 베굼이 방글라데시 국적도 보유한 이중국적자라는 판단에 따라 영국시민권을 박탈했다. 

    이에 대해 베굼 측은 방글라데시 여권은 갖고 있지도 않고, 방글라데시에는 가본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BBC는 전했다. 

    에드 데이비 영국 자유민주당 하원의원은 BBC와 인터뷰에서 “테러단체 가입은 심각한 범죄행위지만, 샤미마 베굼이 영국에 돌아와 자신의 죄에 대해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혀 영국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