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후방기지서 김태진 북미국장-일본 외무성 당국자 만나… 한미일 3각공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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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령부가 김태진 국장을 초청한 곳은 ‘유엔군 후방사령부’로 알려진 가나가와현 소재 자마 기지(camp Zama)로 보인다. 자마 기지는 미군의 아시아 작전 허브이자 일본 자위대의 신속대응부대인 '중앙즉응집단'이 주둔한 기지와 함께 있다.외교부에 따르면 김 국장은 주일미군기지 견학을 계기로 일본 외무성의 미국담당자와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언론은 이를 두고 “한일 간 ‘레이더 논란’이 점점 심해지자 미국이 양국 외교관계자들을 불러 갈등을 해소하려는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내친 김에 주일미군기지에서 한·미·일 3국 관계자들이 회동해 미북 정상회담과 북한 비핵화 관련 논의를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내놓았다.
외교소식통들은 주일미국대사관이 김 국장의 주일미군기지 견학과 일본 외무성 미국담당자 면담 등을 추진한 주체라고 추측한다. 외국인이 일본의 미군기지를 방문하려면 주일미국대사관을 거쳐야 한다는 점, 지난해 한국 대법원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이 나온 뒤 일본 측이 주일미국대사관에 한국과 중재를 요청했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이 김 국장을 주일미군기지로 부른 데는 다른 의미도 있어 보인다. 2006년 1월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합의한 뒤 주한미군의 육군 전투부대는 순환배치하고, 실제 전쟁용 장비와 탄약 등은 거의 일본·하와이·괌과 미국 본토 등에 분산배치했다. 이런 현실에서 한반도 유사시 전쟁 승패를 가를 핵심 거점인 유엔사령부 후방기지(주일미군기지)에서 미국 주도로 한국과 일본 외교 당국자들이 만나는 것이다.
미국이 이런 장소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자를 부른 것은 북한 비핵화를 앞둔 상황에서 한·미·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 비핵화 공동 대응의 전열을 가다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