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 물귀신작전…"국회의원 전원 '이해충돌' 조사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비롯한 국회의원의 직무상 '이해충돌' 논란이 여야 전반으로 확산됐다. 손 의원 사건으로 타격을 입은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장제원·송언석 의원의 의정활동을 문제삼아 "국회의원과 친인척의 재산 이해충돌 전수조사를 하자"며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전수조사 필요성에 공감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국회에서 김영란법 논의하는 과정에서 됐던 건데, 기준이나 대상이나 법으로 만드는 데 굉장히 기술적 문제가 많다"며 "검토해야 하지만 기본방향은 제도적으로 이해충돌에 대해 장치를 마련하는 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은 장제원 의원과 송언석 의원의 이해충돌에 대해서 엄중하게 진상을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공당으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필요하다면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와 그 기준을 마련하는 데 여야가 함께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손 의원을 심판대에 같이 올리겠다는 심중을 내비쳤다. 홍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손혜원 의원도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며 손 의원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표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에 출연해 "(손 의원이) 지인들을 통해 토지나 주택 등을 구입해 분명히 사적 이익이 존재하는 것은 맞고 그곳의 문화재 보존, 개발, 도시재생, 이와 관련된 역할을 하고 질의하고 한 것도 맞다"면서 "그래서 전형적으로 이해충돌이 맞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을 적극 부인하며 감싸던 기존 민주당의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공격 포인트가 생긴 두 야당 의원 의혹을 기회삼아 이미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정치권에 끼친 파급력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당 "위선·거짓정권의 민낯만 드러내는 꼴"

야당에서는 민주당의 전수조사 제안에 혹평을 쏟아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이런 논의들을 그저 손혜원 구하기와 물타기에 쓰려는 의도가 뻔하기에, 손혜원 의원에 대한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를 수용한 뒤에 논의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며 "아무리 감싸고 물타기를 시도해도 권력형 비리라는 본질을 숨길 수 없으며, 숨기면 숨기려 할수록 위선정권이자 거짓말정권의 민낯만 드러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수조사 제안은) 민주당이 일종의 프레임 전환의 목적으로 내세운 거라는 정치적 공세적인 측면이 있지만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면서 "그런데 국회의원들 발언 내용을 다 찾아보고 그것에 대한 재산 여부나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해야 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수월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장제원·송언석 의원에 대해 "사실조사를 하겠다"고 밝혀 민주당의 공세에 정면으로 맞설 것임을 예고했다.

양당 모두 '이해충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향후 조사 결과가 나오면 치열한 소모전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