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1조 8천억 ‘메가 밀리언’, 25일 7,114억 ‘파워볼’ 추첨… 한국인도 당첨되면 받아
  • ▲ 16억 달러의 당첨금이 걸린 美로또 '메가 밀리언'. ⓒ美메가 밀리언 홈페이지.
    ▲ 16억 달러의 당첨금이 걸린 美로또 '메가 밀리언'. ⓒ美메가 밀리언 홈페이지.
    한화로 2조 원이 넘는 당첨금을 받게 된 미국 로또 소식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은 물론 유럽연합이나 스페인,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도 로또 복권을 판매하지만 22억 2,000만 달러(한화 약 2조 5,474억 원)이라는 당첨금은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로또의 당첨금이 이처럼 불어난 것은 지난 7월 이후 1등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3일을 기준으로, 지난 7월부터 이월된 ‘메가 밀리언’ 로또의 1등 당첨금은 16억 달러(한화 약 1조 8,190억 원), 비슷하게 이월된 ‘파워볼’ 로또는 1등 당첨금이 6억 2,000만 달러(한화 약 7,05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메가 밀리언’의 추첨 날짜가 美동부 표준시(EST)로 24일 정오, ‘파워볼’은 25일 정오여서 두 로또의 1등 당첨금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에서 ‘메가 밀리언’과 ‘파워볼’을 보며 궁금해 하는 것 가운데 “1등에 당첨될 확률이 얼마인가”라는 질문은 많지 않다. 1등 당첨 가능성이 3억 257만 5,350분의 1인 ‘메가 밀리언’, 2억 9,220만 1,338분의 1인 ‘파워볼’에서 1등에 당첨될 확률을 따진다는 게 사실상 무의미하고, 로또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될 사람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보다는 “구매대행사를 통해 한국에서 로또를 사도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가”와 “1등에 당첨되면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세금을 내야 하는가”이다.

    구글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해외복권 구매대행사들은 “한국에서 미국 로또를 사도 당첨금 수령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현행 국내법에 따르면 복권 등을 국제우편으로 수령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국내 언론 보도와는 상충된다.

    해외복권 구매대행사들은 “현재 한국 언론들이 한국 법률을 갖고 해외복권의 당첨금 수령방법이나 자격 조건에 대해 별의별 억측을 내놓고 있다”면서 “외국인도 미국 로또에 당첨되면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메가 밀리언’이든 ‘파워볼’이든 당첨자가 만 18세 이상이면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당첨금이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3,600만 원)를 넘는 경우에는 우편으로는 수표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2015년 이라크 남성 640만 달러 당첨

  • ▲ 6억 2,000만 달러의 당첨금이 걸린 '파워볼' 홈페이지 모습. ⓒ美파워볼 홈페이지 캡쳐.
    ▲ 6억 2,000만 달러의 당첨금이 걸린 '파워볼' 홈페이지 모습. ⓒ美파워볼 홈페이지 캡쳐.

    때문에 미국 거주자는 신분증을 들고 복권국에 가서 사회보장번호(SSN), 납세 아이디(ID)를 제시하고 로또 당첨금 청구서만 적으면 된다고 한다. 복권국은 서류와 신분을 확인한 뒤 세금을 제외한 당첨금을 수표로 만들어 준다고 한다. 외국인은 복권국에 직접 찾아가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여권이다. 사회보장번호나 납세 아이디는 필요가 없다. 다만 미국 거주자보다 세금을 5% 더 뗀다고 한다.

    해외복권 구매대행사들은 “과거 이라크 사람이 인터넷으로 구매한 미국 복권에 당첨돼 돈을 수령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확인해보니 이라크 출신의 37세 쿠르드족 남성이 2015년 8월 美오레곤州에서 발행한 ‘메가벅스’ 로또 1등에 당첨돼 640만 달러(한화 약 72억 7,300만 원)을 수령한 사실이 있었다.

    이 남성은 ‘더 로터 닷컴’이라는 온라인 복권 사이트를 통해 로또를 구매했다고 한다. 당시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됐던 것은 “외국인이 온라인으로 복권을 구매했다”는 점이 아니라 “당첨자가 개인 신상을 숨기는 게 적법한가”라는 대목이었다. 미국에서는 복권 당첨금을 받을 때 개인 신상 공개에 동의해야만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었다.  

    일부 해외복권 구매대행사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자사를 통해 미국 로또 3등에 당첨, 수천 달러를 수령한 사례를 수표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캐나다, 호주, 엘살바도르 사람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로또를 구매, 당첨된 사례들도 있었다.

    어쨌든 간에 해외복권 구매대행사를 통해 ‘메가 밀리언’과 ‘파워볼’을 구매했는데 1등에 당첨됐다고 치자. 그러면 실제 받는 돈은 얼마일까.

    1조원 당첨되면 실수령액 3000억원

    미국 로또는 1등 당첨금이 커 보이지만 일시불로 수령하면 그 중에 30%가 줄어든다. 세금은 그 이후에 붙는다. 미국 뉴욕을 기준으로 할 때 로또 당첨금에 붙는 세금은 수령액의 30%가 연방 세금, 8.82%가 뉴욕주 세금이다. 사실상 1등 당첨금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것이다.

  • ▲ 메가 밀리언과 파워볼 당첨금이 10억 달러를 넘어서자 '밴드 웨건 효과'가 생겨, 미국 내에서도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가 밀리언과 파워볼 당첨금이 10억 달러를 넘어서자 '밴드 웨건 효과'가 생겨, 미국 내에서도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따라서 ‘메가 밀리언’의 경우 실제 수령액은 일시불로 할 때 6,346억 4,500만 원, 29년 분할 수령 시 연 374억 4,200만 원이 된다. ‘파워볼’은 일시불로 받으면 2,487억 3,300만 원, 29년 분할 수령 시 연 145억 900만 원이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복권 당첨금 명목으로 1,000만 달러 이상의 거액이 반입된 적이 없다고 한다. 때문에 이중과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만약 한국 국세청이 소득세를 매기게 되면 과세 기준 가운데 최고인 40%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미 세금을 공제했으므로,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은 수백억 원 미만이 될 것이라는 게 해외복권 구매대행사들의 설명이다. 그래도 손에 쥐는 당첨금이 수천억 원대이니 국내에서 ‘메가 밀리언’과 ‘파워볼’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매주 수십억 원인 한국 로또를 보다 미국 로또를 보면 놀라는 것처럼 자국 복권을 보다가 한국 로또를 보면서 놀라는 경우도 있다. 바로 저개발국에서 한국에 온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로또에 당첨돼 ‘코리안 드림’을 이룬 외국인 수는 적지 않다. 2014년 11월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나눔로또’가 운영을 맡은 2007년 1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국내에서 로또에 당첨된 외국인은 2만 3,000여 명에 달했고, 1등 당첨자도 12명이나 됐다. 외국인 2등 당첨자는 121명, 3등 당첨자는 4,149명이나 됐다고 한다. 2016년 1월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5년에만 외국인 10여 명이 로또 1등에 당첨됐다고 한다.

    한국 로또가 외국인들에게 우호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전 세계에서 발행하는 로또와 복권은 자국민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당첨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해도 당첨금을 지급한다.

    유럽은 2004년 2월 룩셈부르크,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아일랜드, 영국, 오스트리아, 포르투갈이 공동으로 만든 로또 ‘유로 밀리언’을 비롯해 ‘유로 잭팟’ 등의 복권을 판매 중이고, 영국은 자체적으로 ‘내셔널 로또’를, 스페인은 여러 종류의 로또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도 ‘로또 7’이라는 복권을 자국민과 외국인 관계없이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쌍색구’라는 이름의 로또를 판매하고 있다. 베트남조차도 ‘비엣 롯 645’라는 로또가 적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나라 로또가 한국의 그것과 구별되는 차이점은 이월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1등 당첨금이 한국보다 몇 배나 많다는 점이다. 한국에 비해 국민 소득이 낮은 중국이나 베트남만 해도 1등 당첨이 이월되는 경우가 많아 당첨금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