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재정정보원 국정감사… "심(재철) 의원" 고함 터지자 "심 의원은 난데" 유머
  • ▲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종현 기자
    ▲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종현 기자
    '심블리'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시민 작가 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울고 갈 '달변가'로 이미지를 변신했다. 

    당초 심상정 의원은 1980년 서울대학교 초대 총여학생회장을 지낸 뒤 구로공단에 위장취업을 시작해 25년간 노동운동을 했다. 이후 정치권에 입문한 2004년부터 현재까지 심상정 의원은 '노동 존중 사회'를 강조하며 노동계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렸다. 18대 대통령선거 출마 당시엔 서울 청계6가 '전태일 다리'에서 출마 선언을 외치기도 했다. 이러한 심상정 의원의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야성을 지닌 정치인'으로 부각됐다. 

    다만 야성이 너무 부각됐을까. 당원들을 비롯한 지지층은 심상정 의원의 이미지를 한층 부드럽게 살리고자 애썼다. 그러면서 정의당 안팎에서 등장한 단어가 '심블리(심상정+러블리)'다. 현재 '심블리'란 단어는 '심상정 의원 고유명사'가 됐다. 

    올해 국정감사 기간, 심상정 의원에게는 '달변가'라는 스마트한 이미지가 더해졌다. 

    이러한 이미지는 이번 국정감사 2주차 때 확실히 부각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6일 한국재정정보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당시 여당에서는 재정정보원으로부터 고발당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제척을 요구했고,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재철 의원은 국정감사에 참석한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 고성을 질렀고 분위기는 점차 격양됐다. 이를 직감했는지 한국당 의원들은 "심 의원 참으시라" "심 의원 그만하시라"라고 수습했다. 이때 심상정 의원은 "이름을 불러달라. '심 의원'은 여기 많다"고 재치있게 분위기를 완화시켰다. 

    국정감사가 잠시 정회된 사이에도 심상정 의원의 입담은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심상정 의원이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여야 사이의) 중재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다만 심상정 의원이 양비론을 펼칠까 걱정"이라고 한마디 더했다. 이에 심상정 의원은 "여야가 논쟁할 때 '양비론' 얘기를 하는데 난 내 중심을 가지고 얘기한다. (또) 여러분이 '우주의 중심인가'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심상정 의원 응수에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어떻게 말로 심상정 의원을 이길 수 있나"라고 한 발 물러섰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의원이 선보인 '입담'은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선 경선 때 유시민 이사장이 선보인 '입담'과 유사하다. 유시민 이사장은 경선 때 경쟁자였던 정동영 현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송곳 질의를 가했다. 그리고 "어떻게 말로 유시민 의원을 이길 수 있겠나"라는 답변을 받은 바다.

    한편 심상정 의원의 달변가 이미지는 지난 18일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때도 부각됐다. 심상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경제 성공을 위해 벗어나야 할 4가지 낡은 신화'라는 주제의 발언을 했다. 심상정 의원은 "우리 정부가 ▲균형재정론 ▲작은정부론 ▲완전고용 전제 복지론 ▲자유무역 절대화론을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상정 의원 발언에 국정감사장은 순식간에 '강의실'이 됐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굉장히 인상적이고 좋은 토론거리를 주셨다"고 수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