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반대파들의 부당하고 어리석은 주장들을 단호히 쳐 갈겨야"
  • ▲ 북한의 反美 선전 포스터 ⓒ 사진출처 : 바이두
    ▲ 북한의 反美 선전 포스터 ⓒ 사진출처 : 바이두

    북한이 최근 미국의 대북 강경 입장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아울러 미북 협상에 부정적인 미국 내 反트럼프 세력과 미국 언론을 ‘검은 악마들’이라고 칭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조미 관계는 미국 내 정치싸움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대미 비난 사설에서 “현재 조미(朝美) 관계의 교착상태는 미국이 조선의 선의와 진정을 외면하고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선 비핵화’만을 고집하며 회담을 실패로 몰아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7월에 열린 미북고위급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것을 두고 “미국 측이 보여준 표면적 행동 뒤에 조미 관계 개선의 발목을 붙잡는 보다 심각하고 복잡한 배경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미국 협상팀이 미국 내 정치싸움의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북 회담을 며칠 앞둔 6월 말 미국 언론들이 별안간 ‘북한비밀핵시설의혹’을 들고나와 고의적으로 순조로운 회담 진행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NBC’와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디플로매트’ 등 주요언론들이 저마다 ‘북한이 최근 수개월 동안 비밀시설에서 핵무기용 연료를 생산해왔다’, ‘농축 규모는 영변의 2배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기사들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 내 이러한 언론 보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에게 싱가포르 회담 성과를 평가절하하고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소재로 이용되었으며, 미 국무성 협상팀이 ‘핵시설신고와 검증’을 집요하게 파고들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 도용되었다고 노동신문은 주장했다.

    신문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회담 전 ‘비핵화협상의 임무는 처음부터 불행한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실토한 것을 보면 실제로 미국 협상팀이 미국 내 반대세력들로부터 얼마나 강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었는가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가 말한 ‘불행한 운명’이라는 '숙명적인 표현'은 미 협상팀이 이미 회담 전부터 자신들이 북에 요구하려는 주장이 강도적인 것이며, 북측이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의 독침을 맞은 미 협상팀은 회담에서 싱가포르 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종전선언 채택문제는 뒤로 미룬 채 우리에게 일방적인 ‘핵 신고와 검증’만을 강요해 나옴으로써 ‘협상실패’라는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 ▲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조미관계는 미국내 정치싸움의 희생물이 될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을 비난했다.
    ▲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조미관계는 미국내 정치싸움의 희생물이 될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을 비난했다.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반대파들의 주장들을 단호히 쳐 갈겨야"

    신문은 “미 협상팀을 ‘불행한 운명’으로 몰아간 주범은 우선 상대가 누구인가도 망각하고 무례하게 접어든 (트럼프) 자신을 탓해야 하며, 다음으로 협상팀의 이성을 빼앗고 판단력을 흐리게 한 미국 배후의 검은 악마들을 저주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신문은 계속해서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그 어느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환상적인 만남’을 성사시켜 전 세계의 환호와 국민들의 커다란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대통령 자신도 말했듯이 반대파들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보좌관들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았으며, 자기의 결단과 의지대로 행동하였기 때문”이라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조미 관계의 현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을 다시 한번 요구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를 압박했다.

    신문은 또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반대세력들로부터 ‘불행한 운명’만을 강요당할 것이 아니라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반대파들의 부당하고 어리석은 주장들을 단호히 쳐 갈기며(배격하며) 대통령의 의지 실현을 위해 명실공히 미국외교의 수장다운 지혜와 협상력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지난 시기 좋게 출발한 조미 대화들이 매번 실패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담보 서한과 9.19공동성명, 2.13합의가 휴지장 된 것도 양국 간 의견이 달라서라기보다는 미국정치권 내의 기득권 싸움이 주원인이었다”면서 “지금도 미국의 대화 반대파들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신을 더욱 조장해 최대의 대북압박을 유지하려 술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조미 관계개선과 세계평화라는 세기적 위업을 달성할 ‘꿈’을 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금 적수들이 너무도 많다”고 '걱정'을 보내면서 “의회가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사법부가 덜미를 잡고, 언론이 대통령을 몰아붙이며 심지어 트럼프 보좌진들까지 동상이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의 정객들이 진실을 오도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려놓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고 있는 이 해괴한 현상을 ‘자유민주주의’라고 미화하지만 그것이 세계 앞에서 미국의 위상과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아메리카의 망조를 더욱 짙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사설은 끝으로 “반트럼프 세력이 대통령이 서명한 싱가포르 공동성명도 외면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종전선언도 채택할 수 없게 방해하는데 우리가 무슨 믿음과 담보로 미국과의 관계를 낙관할 수 있겠냐”고 하면서 “조미 관계를 빨리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사분오열되고 뒤죽박죽인 미국정치판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훈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