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국 미루고, 유승민 국회 머물며 전당대회 지켜본다는 전언도
  • ▲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및 청년위원장 후보 등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선서문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김영환, 정운천, 손학규, 이준석 당대표 후보,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후보.ⓒ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및 청년위원장 후보 등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선서문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김영환, 정운천, 손학규, 이준석 당대표 후보,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후보.ⓒ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주자들이 당 최대 주주인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와 거리 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당초 이번 전당대회에선 안심(安心·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과 유심(劉心·유승민 전 대표의 의중) 마케팅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과 그 외 후보들의 1대다(多)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계파 구도는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 국민의당 출신 후보 대거 컷오프… 무의미해진 안심(安心) 경쟁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안심을 등에 업고 대세를 이뤘다는 손학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과 '국민의당 출신 후보들이 예비경선에서 대거 탈락한 결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실제 예비 경선에서 바른정당 출신 후보는 모두 살아남았지만, 국민의당 출신 후보는 무려 4명이 탈락했다. '손에 손잡고 신용을 지키자'며 손학규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뤘던 신용현 후보마저 예비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보들도 안심·유심 마케팅을 비판하고 나섰다. 하태경 후보는 최근 인터뷰에서 "안심과 유심을 대변하는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면 우리 당은 희망이 없다. 당에 도움 안 되는 소모적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후보도 라디오에서 "안심 논쟁은 전혀 되지도 않는 집안에 전혀 망조가 들어있는 당 안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형편"이라며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떠나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도 출마 당시 "같이 정치하는 사람들끼리 남의 이름을 팔고 부담을 지우는 것은 적어도 바른정당 창당 때 같이했던 제 동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안심 마케팅은 하면 할수록 손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당과 계파를 뛰어넘는 후보 간 연대 현상이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 후보와 국민의당 출신 김영환 후보는, 지지자에게 1인2표 가운데 한 표를 서로에게 행사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 후보는 당내 통합을 위한 '바른정당 1표, 국민의당 1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앞선에선 국민의당 출신 장성민 후보와 바른정당 출신 정운천 후보가 러닝메이트를 이룬 바 있다.

    ◆ 최대주주 안철수-유승민, 전당대회 침묵하지만 관심

    한편, 당내 최대 주주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두 대표 모두 9·2 전당대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게 당내 인사의 전언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8월 중으로 독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내에선 "출국 날짜가 9월로 미뤄지고, 안 전 대표가 9·2 전당대회까지 지켜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안 전 대표가 독일 비자 문제 때문에 출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안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범죄 전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자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오히려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대표 역시 6·13 지방선거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유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지상욱 의원과 이지현 비대위원은 주변의 권유와 설득에도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유 전 대표도 매일 국회에 출근하고 있다. 의원실 문만 닫아놓고 없는 척할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