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탄 밀반입 확인"…관세청 "수입업체 검찰 송치"

10개월 만에 '北 석탄 수사' 중간 결과 발표… "석탄 외에 무쇠 밀반입도 확인"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8.10 17:21:31
▲ 관세청이 10일 세종시 청사에서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세청이 10일 오후 2시 북한산 석탄 밀반입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10월 관계기관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은 뒤 열 달 만에 내놓은 결과다.

관세청은 이날 “관계기관으로부터 북한산 석탄 반입 선박에 관한 여러 건의 정보를 제공받아 수사한 결과, 일부 정보는 북한산 석탄 반입과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부 선박들은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종합적으로 총 9건의 수입사건을 수사하여 그 가운데 7건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수입업자 등 3명과 관련 법인 3곳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무쇠도 밀반입… 추가로 확인"

관세청은 이어 “북한산 석탄을 국내 반입한 수입업자 등의 과거 자료를 검토해 북한산 석탄 및 선철(무쇠)을 반입한 사실을 추가로 인지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산 석탄 반입’ 외에 ‘선철’을 밀반입한 적도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 3개 항구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북한산 석탄을 환적한 뒤 국내로 운반한 배 14척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으로 인정할 수 있는 선박은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입항 제한, 억류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반입 피의자 3명 모두 범죄 경력"

관세청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 등을 국내에 반입한 피의자는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차려놓고 북한산 물품을 러시아에 하역한 뒤 국내에 수입한 A씨(45세 여성, 사기 등으로 집행유예 기간)와 그가 2008년 경북에 설립한 석탄수입업체 D사, 북한산 물품을 러시아로 반출한 뒤 다시 국내로 들려온 B씨(56세 남성, 남북교류협력범 위반 전과자)와 그가 2016년 서울에 설립한 E사,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하고 해외 물품을 밀반입한 C씨(45세 남성,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혐의로 재판 중)와 그가 2010년 경북에 설립한 화물운송주선업체 F사였다.

▲ 지난 7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한, 북한석탄 환적운반 선박의 위성사진. ⓒ美VOA-구글어스 캡쳐.
피의자들은 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 7차례에 걸쳐 북한산 석탄 3만 5,038톤(시가 66억 원 상당)을 러시아산으로 속여 국내에 밀반입했다고 한다. 피의자들에게는 밀수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사문서 위조, 부정 수입, 특정 경제에 관한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고 한다.

이들은 2017년 8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1호 등에 따라 북한산 석탄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러시아에 석탄을 실어 나른 뒤 제3국 선박에 환적하고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해 국내로 반입한다는 계획을 세워 실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산 석탄 반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러시아산 무연 성형탄 수입 검사가 강화되자 이를 피하려고 당시 원산지 증명서 제출이 필요 없는 ‘세미 코크스’로 세관에 거짓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매매차익 노리고 불법 반입"

관세청은 “피의자들은 북한산 석탄 금수조치 이후 매매차익이 크다는 점을 노려 불법 반입을 결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피의자들은 중개무역 대가 등으로 북한산 석탄을 확보, 국내 반입해 외환 전산망을 통해 (북한에) 대금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북한산 선철을 물물교환 방식으로 확보해 국내에 밀반입한 사례도 한 건이 있다고 한다.

관세청은 “이번에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것으로 확인된 선박 등에 대한 제재 여부는 관계기관 협의회에서 심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으로 조사 결과를 외교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향후 우범선박에 대한 선별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관계기관과 합동 검색, 출항 전까지 집중 감시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제보까지 받았지만 구속기소 위해 정밀수사”

이날 관세청은 중간수사결과를 밝히면서, 첩보를 받은 뒤 수사를 하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 듯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자세히 해명했다.

▲ 지난 7일 포항 신항 제7부두에서 석탄을 하역 중인 '진룽'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세청은 2017년 10월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에서 원산지 세탁을 해 국내로 반입한다”는 첩보를 처음 받은 뒤에 나중에는 사진까지 제공받았지만 ‘의심 수준의 정보’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사대상업체 소재지에 따라 서울세관, 대구세관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러나 피의사실 및 혐의사실이 중복돼 결국 검찰 지휘에 따라 2018년 2월부터 대구세관에서 사건을 맡게 됐다고 한다.

관세청은 이후 압수수색 3회, 10여 차례의 참고인 및 피의자 조사, 러시아 세관 당국과의 공조, 보완수사 등을 통해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지만 결국 2018년 8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관세청은 수사가 이토록 오래 걸린 이유로 “중요 피의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출석을 지연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고,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 원산지 증명서, 선하증권, 송장 등의 서류와 230GB의 컴퓨터 파일, 휴대전화 등 방대한 자료를 압수하고 이를 분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석탄의 성분 분석만으로는 북한산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곤란했고,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방지하고 공소를 유지하기 위해 정밀 수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3,800여 쪽에 달하는 수사서류를 작성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고 주장했다.

 ‘진룽’호에 대해서는 언급 없어

그러나 관세청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최근 포항 신항 제7부두에 정박, 북한산 석탄을 하역했다는 의혹을 받은 ‘진룽’호와 석탄을 수입한 업체가 검찰에 송치됐는지 여부는 나와 있지 않았다. ‘진룽’호가 싣고 온 북한산 의심 석탄 5,100톤은 경북 포항시 북구에 있는 고체연로 제조 및 도매 업체 D사가 화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설립된 D사는 K모 씨가 대표이사로 등록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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